리수용 북한 외무상
북 ‘경제중심 정책’ 강조 의도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20~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정부 인사로는 1998년 이후 18년 만인데다 북쪽의 역대 다보스 포럼 참가자 가운데 최고위급이다.
외교 소식통은 5일 “리 외무상 등 북쪽 관리들이 다보스 포럼에 참가하겠다고 최근 포럼 쪽에 통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보스 포럼에 참가할 북쪽 관리는 리 외무상을 비롯해 윤영석 대외경제성 부총국장, 한웅 농업개발은행 사장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쪽은 1998년 김문송 당시 대외경제협력위 부위원장이 참석한 것을 끝으로 지금껏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지 않았다.
북쪽의 다보스 포럼 참석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신년사에서 밝힌 “인민생활 문제는 제1 국사”, “경제강국 건설에 총력 집중” 등 경제 중심 정책 지향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리 외무상 등은 외자 유치 등에 힘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핵·경제 병진노선과 국제사회의 제재 탓에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우리라는 게 일반적 전망이다.
다보스 포럼은 해마다 세계 각국의 대통령·총리를 비롯한 정치 지도자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등 경제 리더 수천명이 한자리에 모여 국제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자본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행사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반대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부자들의 잔치’로도 불린다. 박근혜 대통령도 2014년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 올해 다보스 포럼 주제는 ‘제4차 산업혁명’이다.
한편, 김정은 제1비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군 관련 첫 공식 일정으로 포병 부대를 찾았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포병 무력 강화’에 주력해왔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제1비서가 인민군 포사격 경기를 시찰했다며 “노동당 제7차 대회가 열리는 뜻깊은 올해의…격동적인 시기에 조선인민군 대련합부대(군단급)들 사이의 포사격 경기가 진행되었다”고 5일 보도했다. 장소와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 제1비서는 지난해에도 군 관련 첫 일정을 군 비반충포(대전차화기) 사격대회 현지지도로 시작했다.
아울러 <조선중앙통신>은 새해 들어 처음으로 ‘핵 보유’와 ‘병진노선’을 언급했다. 통신은 이날 논평에서 지난달 미국의 1950년대 핵공격 표적 문건의 공개 등을 거론하고 “미국이야말로 핵 공갈과 핵 전쟁의 원흉”이라며 “미국의 핵 공갈을 격퇴하기 위해 핵을 보유하고 그를 법화(법제화)하고 새로운 병진노선에 따라 강화하는 것은 너무도 응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제훈 김진철 기자 noma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