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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B-52, 북 전략시설 초토화 가능…미국 ‘군사행동 말라’ 경고

등록 2016-01-10 19:44수정 2016-01-10 22:13

미 전략폭격기 B-52 조기 투입
미군이 10일 북한의 4차 핵실험 나흘 만에 전략폭격기 B-52를 한반도 상공에 신속하게 투입해, 한반도 대치 국면에서 대북 기선제압에 나섰다.

이날 B-52의 한반도 상공 비행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불과 30초 남짓이었다. B-52는 낮 12시께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 동쪽 상공에서 활주로로 접근한 뒤 100여m의 낮은 고도로 비행한 뒤 순식간에 서쪽 상공으로 사라졌다. 엄청난 굉음을 내며 활주로를 스치듯 지나간 육중한 B-52 좌우에는 한국 공군의 F-15K 전투기와 미 공군의 F-16C 전투기가 10여m 간격을 둔 채 호위비행을 했다. 또다른 F-15K와 F-16C가 B-52 전방 100여m에서 앞장섰다.

2시간여 머물며 ‘30초 저공비행’
지하시설 북 지도부 등 타격 가능
군 “북, 출격만으로도 엄청난 압력”

긴장상황 반영, 한국쪽 공개 이례적
핵우산 포함 억제력 제공 확고 강조

아침 6시께 태평양의 괌 앤더슨 공군기지를 이륙한 B-52 전폭기는 그렇게 모습을 드러낸 뒤 곧장 온 길을 되밟아 괌으로 돌아갔다. B-52는 오전 10시30분쯤 제주도 남쪽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통과해 부산, 대구를 거쳐 강원도 동해까지 북상한 뒤 기수를 돌려 오산에서 ‘에어쇼’를 하고는 다시 남해안 쪽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주변 상공에 머문 시간은 2시간 남짓, 오가는 데 대략 12시간 걸린 데 비하면, 한반도에서 위용을 자랑한 시간은 비교적 짧다.

그렇지만 B-52의 한반도 상공 비행을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북한군에 엄청난 압력이 될 것이라고 군 당국은 평가했다. 군 관계자는 “한반도 유사시 B-52 3~4대가 동시에 폭격하면 반경 수십㎞가 초토화된다. 평양은 지도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B-52는 워낙 대형 폭격기여서 한반도에 들어올 경우 북한의 레이더망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B-52의 한반도 비행은 사실상 북한에 대놓고 던지는 공개 경고장인 셈이다.

미 공군은 1955년 B-52를 첫 실전 배치했으며 현재까지 미 공군의 주력 폭격기다. 전자장비를 디지털로 업그레이드한 H형 80여대가 운용 중이고, 앞으로 2040년까지 사용할 예정이다. 미 공군 관계자는 “이번에 어떤 무기를 싣고 왔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B-52는 공대지 핵미사일 등 핵무력뿐 아니라 순항미사일과 재래식 폭탄 등을 31t까지 무장해, 북한군 전략시설을 무력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꺼운 콘크리트 엄폐물이나 땅속 깊이 뚫고 들어가 내부에서 폭발하는 폭탄인 ‘벙커버스터’는 지하시설 등에 있는 북한 지도부를 타격할 수 있다.

미군은 지난해 8월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폭발 사건 이후 북한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는 등 남북간 군사적 긴장을 극도로 끌어올렸을 때도 B-52를 한반도에 보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미군이 조기에 B-52를 내보인 것은 그만큼 이례적이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미군을 대표하는 전략무기인 B-52가 한국에서 내외신 기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B-52의 조기 등판은 한반도 긴장 고조 가능성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군사전략적 요구와 함께 최근 한국의 집권 여당에서 불거진 ‘핵무장론’을 조기 진화하겠다는 정치적 필요 등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테런스 오쇼너시 미 7공군사령관도 B-52 공개 직후 열린 현장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방위와 한반도 안정 유지에 대한 미국의 공약은 굳건하다. 이 공약에는 재래식 전력과 핵우산을 통한 확장억제능력이 포함된다”며 미국의 핵우산 공약을 유독 강조했다.

오산/국방부 공동취재단,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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