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부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맞서 ‘삐라(사진) 살포’와 ‘무인기 침투’ 등 저강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군이 정면대결보다 우회적인 방식으로 대응하고 나선 의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13일 북한 무인기 1대가 경기 파주 도라산 관측소 인근에 침범했다가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되돌아갔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오늘 오후 2시 10분께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항체가 서부전선 군사분계선 남쪽으로 수십 미터 침범한 게 식별됐다”며 “이 항체가 접근하자 우리 군이 경고방송을 하고 경고사격을 했다”고 말했다.
이 무인기는 고도 3㎞ 상공으로 수초간 군사분계선을 침범했으며, 군은 경고방송 뒤 K-3 기관총 20여발을 경고사격 했다. 합참 관계자는 “무인기가 군사분계선을 넘어오기 전부터 레이더로 보고 있었다. 그러나 무인기를 발진한 정확한 지역은 식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앞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는 전단을 수도권 지역으로 살포했다고 군 당국이 이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 북한군 전단이 발견됐다”며 “12일 오후와 13일 새벽에 전단을 살포한 것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전단은 서울과 의정부, 동두천, 파주, 고양, 양평 등에 뿌려졌으며, 경찰이 수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군이 공개한 전단은 가로 12㎝, 세로 4.5㎝로 손바닥 크기의 컬러 용지로,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여 북남관계 악화시킨 박근혜 패당 미친개 잡듯 때려잡자”, ““전쟁 도화선에 불 다는 대북심리전 방송 당장 그만두라”, “미국은 사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당장 포기하라” 등의 구호가 적혀 있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풍선을 이용해 전단을 날리는 것이 우리쪽 감시장비에도 관측됐다”고 말했다. 군은 대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 확대와 대북 전단 살포를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자는 북한군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당장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시킬 뾰족수가 없는 만큼 우리군의 대비태세를 떠보면서 허점을 찾아 본격 도발하기 위한 꼼수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