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통일장관 “증거 없다” 실토했는데 박대통령 “개성공단 자금 북핵 전용” 거듭 주장

등록 2016-02-16 21:16수정 2016-02-16 22:07

“노동당 지도부에 달러 전달”
유엔 제재안 위반 자인 논란 증폭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증거도 내놓지 않고 ‘개성공단 자금 북한 무기개발 전용론’을 거듭 제기했다. 개성공단 주무장관인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관련 증거가 없다”며 자신의 발언을 번복한 다음날 대통령이 국회 연설이란 공식적 형태로 이를 다시 쟁점화한 것이다. 한국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제재 결의를 위반했다고 대통령이 인정하는 모양새여서 논란이 이어지게 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 연설에서 “우리가 지급한 달러 대부분이 핵·미사일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노동당 지도부에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홍 장관의 기존 발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홍 장관은 14일 “개성공단 임금 등의 70%가 노동당 서기실 및 39호실에 상납되지만 그중 핵·미사일 개발에 얼마나 사용되는지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박 대통령은 “전달되고 있는 것”이라고 확정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전면 중단의 핵심 근거로 내세운 ‘개성공단 자금의 무기개발 전용’을 뒷받침할 증거나 정황 등은 전혀 내놓지 않았다.

홍 장관은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개성공단 자금의 핵·미사일 개발 전용)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확인한 바 있다. 그는 ‘개성공단 임금 등이 핵개발에 전용된 증거’가 있지만 “공개할 수 없다”던 12일과 14일의 기존 주장을 뒤집으며 여러차례 사과까지 했다. 통일부 장관이 국제적 논란이 되는 사안에 대해 오락가락하며 무책임한 모습을 드러낸 지 하루 만에 대통령이 동일한 발언을 국회 연설에서 반복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합리화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위반’ 혐의를 받는 것도 불사하겠다는 뜻까지 내비쳤다. 박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우리가 북한 정권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지원하게 되는 이런 상황”이라고 표현했는데,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094호’(2013년)가 유엔 회원국의 의무로 규정한 ‘핵이나 미사일 개발에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현금 등 금융자산의 이동이나 금융서비스 제공 금지’를 위반했다고 자인한 셈이다.

홍 장관이 15일 오후 국회에서 “관련 증거가 없다”고 말한 뒤 4시간 만에 통일부는 국회 발언을 다시 뒤집는 ‘해명자료’를 내놓았는데, 청와대가 이 자료 작성에 깊이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에는 “개성공단 자금 유입의 증거가 없다는 보도는 장관의 발언 취지와 다르다”는 내용이 담겼다. 박 대통령의 국회 연설을 앞두고 기존 입장을 정리·재확인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목희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은 홍용표 장관을 해임하기 바란다. 홍 장관이 사퇴하지 않으면 해임건의안 제출 등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경 국민의당 대변인은 “홍 장관은 ‘증거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와전된 부분이 있다’며 사과했는데 대통령은 상반되는 견해를 밝혔다. 홍 장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의당도 홍 장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김진철 이승준 기자 nowher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