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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1억 출자 개성공단 판매점 문도 못열고 폐업”

등록 2016-03-06 18:46수정 2016-03-07 10:37

왼쪽부터 노원록 대전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사무처장, 박희인 대전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운영위원장.
왼쪽부터 노원록 대전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사무처장, 박희인 대전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운영위원장.
대전 활동가 6명 공동출자해
노은점 2월 개업 준비하다
정부 중단 조처로 큰 손실
“재산권 침해 부당성 알릴 것”
“개성공단이 우리 민족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계속 알려나갈 계획입니다.”

지난 2일 오후 개성공단 협력업체 및 근로자 협의회 결성식이 열리고 있던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강당. 강당 앞에서 커다란 플래카드를 함께 펼쳐든 박희인 대전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운영위원장과 노원록 대전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사무처장의 다짐이다. 플래카드에는 ‘2월26일 오픈 예정 개성공단상회’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쓰여 있다. 그들이 준비하던 개성공단상회 대전 유성구 노은동 지점은 끝내 문을 열지 못했다. 개성공단상회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출자해 만든 개성공단 제품 판매 전국 체인점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전지역 활동가 4명과 함께 약 1억원을 공동출자해 노은점 설립을 추진해왔다. 5·24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활동가로서 개성공단에 관심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남북이 상생하기 위한 국민들의 노력이 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개성공단상회를 알게 됐습니다.”(박 위원장) “통일운동을 좀 재미있게, 대중적으로 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개성공단이 바로 미래의 통일 실물이니까요.”(노 처장)

시민단체 활동가 6명이 1억원 가까운 출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결단’이 필요한 일이었다. 모두가 적지 않은 금액을 대출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상회에서 당장 큰 수익이 날 것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회가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은 있었다. 무엇보다 개성공단 제품만큼 질 좋으면서 값싼 상품이 없다고 생각해서다. 차츰 단골손님도 늘어날 터였다. 시민들이 가게에 들러 제품을 보고 구매하고 입어보는 것 자체가 훌륭한 통일교육이 될 것이었다.

그런데 2월10일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를 발표하면서 이런 꿈이 사라졌다. 그날은 공교롭게도 개성공단상회 명함이 나온 날이었다. 개성공단상회에서 함께 일할 직원들 면접도 예정돼 있었다. 매장 인테리어도 80%가 진행된 상태였다. 두 사람은 급히 모든 것을 중단했다. 하지만 지금도 2년 계약한 상점 임대료는 계속 나가고 있다.

“저희들은 정부의 갑작스런 조처로 헌법에도 보장된 재산권 등 국민의 기본 권리가 침해된 데 대한 부당성을 시민들에게 계속 알려나가려 합니다.”(박 위원장)

두 사람은 개성공단이 멈춰 선 상태에서 7일부터 시작하는 키리졸브 한미 연합훈련이 한반도 전쟁 위기감을 그 어느 때보다 높일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대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주최로 3월 한 달 동안 매일 대전역 서광장에서 이런 위기 상황을 시민들에게 알려나갈 계획이다. 두 사람은 이런 적극적인 활동이 “대립의 광풍이 지나가고 난 뒤 개성공단이 재가동될 수 있는 작은 발판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글·사진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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