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연형묵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해 24일 북쪽에 조전을 보냈다.
정부 당국자가 북쪽 인사의 사망에 대해 공식적으로 조전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남북장관급회담 남쪽 수석대표 명의로 전화통지문을 보내, “연형묵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병으로 인해 사망한 소식을 접하고 삼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전통문에서 “연 부위원장이 1990년부터 92년까지 남북고위급회담 북쪽 단장으로서 남북 기본합의서와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을 만들어내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며 “이런 노력이 남북관계를 한단계 더 발전시켜 나가는 데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2003년 10월 김용순 당시 노동당 대남 담당비서가 사망했을 때는 정세현 당시 통일부 장관이 “인간적으로 조의를 표한다”고 구두로 언급하는 선에서 그쳤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8·15 남북 공동행사 때 북쪽 대표단이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점을 고려했다”며 “남북 관계가 변화된 상황을 반영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남북관계를 이끌어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3일 연 부위원장의 빈소를 방문해 조의를 표시했다고 북쪽의 〈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김정일 동지께서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이며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인 연형묵의 서거에 즈음해 23일 고인의 영구를 찾으시어 깊은 애도의 뜻을 표시하셨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당·정·군 주요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전 연형묵 부위원장의 발인식을 가졌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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