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확보 3~4년 더 걸릴 것” 전망
북한은 23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에스엘비엠) 발사에서 일부 진전된 기술을 선보였다. 그러나 기대한 성과를 확인하지 못한 부분도 있어 조만간 이를 보완하려는 추가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25일 군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이번 발사에서 △최대 발사심도의 ‘콜드 론치’(탄도탄을 잠수함에서 수면 위로 밀어올린 뒤 점화·발사하는 방식) △고체연료 엔진 비행 △단 분리 △핵탄두 기폭장치 작동 등 4가지를 확증하는 데 목적을 뒀다며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요구 조건을 충분히 만족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는 조금 다르다. 콜드 론치와 고체연료 엔진 비행 등 2가지는 대체로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한 전문가는 “최대 발사심도가 뭘 의미하는지 모호하지만 미사일이 비교적 수직으로 수면 위로 솟아오른 뒤 정상적으로 점화된 것을 보면 콜드 론치 자체는 제대로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에스엘비엠 발사 시험 때 고체연료 로켓을 사용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5월 미사일 사출 실험(탄도탄을 잠수함에서 수면까지 밀어올리는 실험) 성공 당시엔 액체연료 로켓을 사용했다. 다른 전문가는 “이번 로켓의 불꽃에 흰빛이 감돌고 둥근 형태로 퍼진 것을 보면 고체연료 로켓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 분리와 핵탄두 기폭장치 작동 실험 등 2가지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사일이 30㎞밖에 날아가지 못해 이들 실험을 할 조건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은 이번에 미비한 사안들을 다시 검증하려고 추가 발사실험을 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그렇지만 북한이 이들 기술의 신뢰성을 추가로 확보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만만찮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 당국도 북한의 에스엘비엠 기술 확보에 3~4년 더 걸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사실 단 분리 기술은 북한이 ‘은하 3호’와 ‘광명성 4호’ 발사 때 이미 입증한 바 있다. 그러나 핵탄두 기폭장치 기술은 아직 확인된 바 없다. 핵탄두 기폭장치는 미사일 탄두가 하강 단계에서 대기권 재진입의 엄청난 고열과 진동, 압력 등을 겪은 뒤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번 북한의 에스엘비엠은 사거리 2000㎞로 설계된 것으로 분석되지만, 실제로는 30㎞밖에 비행하지 못했다. 기술적 결함 때문일 가능성이 많아, 이 부분에 대한 기술적 보완도 풀어야 할 숙제라는 지적이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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