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6~7일 이틀간 제7차 당대회에서 낭독한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는 분량이 무려 7만2000자가 훌쩍 넘는다. 국가정보원의 예상과 달리 당 중앙위 사업총화 보고가 이틀이나 걸린 이유다. 36년 만에 열린 당대회인 만큼 그동안 사업에 대한 결산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200자 원고지로만 360장이 넘어, 8일치 <노동신문>은 9개 면에 걸쳐 이 내용을 실었다. 이날 <노동신문>은 토론 내용까지 포함해 평소(6면)보다 4배 많은 24개 면으로 발행됐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이 8일 오후 3시30분 방영한 김 제1비서의 사업총화 보고 장면을 보면, 김 제1비서는 두 팔로 연단을 짚은 채 1분에 약 100어절가량을 빠르게 읽어나갔다. 방송 분량은 3시간3분으로 편집됐다. 그는 보고 도중 직접 박수를 치거나 원고를 넘길 때만 잠시 고개를 들어 청중을 응시하고 대부분은 원고만 내려다봤다. 때로 고쳐 서느라 몸이 좌우로 흔들렸고 시간이 지날수록 목소리도 갈라졌다.
1980년 10월 6차 당대회 때 김일성 당시 당총비서는 5차 당대회 이후 10년간의 성과와 향후 과제를 6시간 가까이 보고한 바 있다. 이때 <노동신문>이 실은 사업총화 보고 내용은 모두 11개 면에 이르렀다.
김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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