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 일본 병사가 도쿄 방위성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전개된 자위대의 패트리엇미사일 앞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북한은 이날 오전 원산 지역에서 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밝혔다. EPA 연합뉴스
합참 “원산에 중거리미사일 1발
발사직후 폭발·추락 추정” 밝혀
미군 감시 자산으로 실패 포착
발사직후 폭발·추락 추정” 밝혀
미군 감시 자산으로 실패 포착
북한이 31일 ‘무수단’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나 또 실패했다. 무수단이 맞다면, 올들어 4번 발사해 모두 실패한 셈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31일) 오전 5시20분께 원산 지역에서 미사일 1발 발사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 움직임은 전날 이미 포착돼 군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전날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추적하고 있으며,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합참은 북한이 어떤 미사일을 발사했는지, 어떻게 실패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현 상황을 추가 분석 중에 있다”며 입을 닫았다. 그러나 이번에 발사 실패한 미사일은 사거리 3000㎞ 이상으로 추정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무수단으로 알려졌다. 무수단은 이날도 발사하자 마자 폭발했거나 제대로 비행하지 못하고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자는 “이번 미사일 발사 실패는 미군 감시 자산으로 포착됐다. 우리 군의 감시 자산으로는 확인이 안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군은 위성으로 북한 전역을 들여다 보지만, 한국군의 주요 감시 장비인 레이더는 지평선 너머의 지역에선 미사일이 일정 고도 이상으로 솟아야 포착된다. 한국군의 레이더에 포착도 안 될 정도로 미사일이 제대로 비행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북한은 4월에만 무수단을 3차례 발사해 모두 실패했다. 4월15일 첫 발사에선 공중폭발했고, 28일 오전엔 해안가 추락, 같은 날인 28일 오후엔 공중 폭발했다. 이번에 무수단 발사가 또 실패함에 따라, 북한의 실제 미사일 능력이 여전히 태평양 괌을 포함한 미국 영토를 타격하는 데는 미치지 못함을 드러냈다.
이번 미사일 발사가 북한의 대남 전략이 앞으로 대화 공세를 접고 남북 간 긴장 조성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전하규 합참 공보실장(육군 대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발사와 관련해 “3월15일 김정은 지시 이후 북한이 지속적으로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도하고 있는 차원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3월15일 핵탄두 폭발 시험과 핵탄두 장착 탄도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지시한 바 있다. 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7차 당대회 이후 남북 군사회담을 제안하는 등 대화 공세를 하다가 우리가 반응을 하지 않자 실패했던 미사일 재발사를 한 것 같다. 앞으로 북한이 본격 도발로 가겠다는 뜻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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