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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정부, 북핵·미사일 앞세워 일본과 군사협력 ‘위험한 거래’

등록 2016-06-05 19:52수정 2016-06-05 21:42

‘샹그릴라 대화’(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중인 한민구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4일(현지시각) 샹그릴라호텔에서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가운데),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과 만나 3국 국방장관 회담을 열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샹그릴라 대화’(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중인 한민구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4일(현지시각) 샹그릴라호텔에서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가운데),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과 만나 3국 국방장관 회담을 열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샹그릴라 대화’ 한-일 협력 구체화

한·일 국방장관 5년새 3번째 회담
이번엔 자위권 등 신경전 안 벌여

일 “장관급 핫라인 신설” 발표에
국방부 여론 눈치 “회선 증설만 합의”
정보보호협정도 “여건 성숙돼야”
한국과 일본의 국방 협력이 싱가포르 ‘샹그릴라 대화’(아시아안보회의·3~5일)를 계기로 구체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의 4일 한-일 국방장관 회담 내용은 두 나라 국방당국간 직통전화 증설뿐 아니라 고위급 군인사 교류, 부대 방문, 훈련 상호참관, 항공기와 순항훈련함대 방문, 해적작전 협력 등 군사적 상호 이해와 신뢰 구축 방안 등을 두루 포함하고 있다. 아직 조심스러운 구석이 있지만, 큰 흐름에서 한-일 군사협력 강화의 방향은 분명하다.

이런 흐름은 사실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3월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3자 정상회담을 한 뒤 물꼬가 터졌다. 한·일 국방장관은 이듬해인 2015년 5월 싱가포르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했다가 양자회담을 했다. 2011년 이후 4년 만에 성사된 회담이었다. 또 10월엔 나카타니 겐 방위상이 서울을 찾아 한민구 장관을 만나 두 나라간 군사교류·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이번 한-일 국방장관 회담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지난해 두 차례 회담에선 한민구 장관이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에 우려를 전달하는 등 신경전이 벌어졌다. 두 나라의 군사협력엔 여전히 걸림돌이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런 논란이 쑥 들어갔다.

주목되는 대목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한-일 군사협력 강화의 명분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 강경·압박책이 남북관계의 악화와 긴장 고조를 불렀고, 그러자 이번에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과의 군사협력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이어지고 있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로 문을 연 올해에는 한-일간 군 고위급 인사 교류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3월엔 타케이 토모히사 막료장(참모총장)이 해상자위대 막료장으로는 4년 만에 방한했고, 4월엔 거꾸로 장진규 총장이 육군 참모총장으로는 8년 만에 일본을 방문했다.

국방부는 여전히 일본과의 군사 협력에 조심스러운 모습도 보인다. 한·일 국방장관이 4일 합의한 직통전화 증설과 관련해, 나카타니 방위상은 회담 뒤 “장관급 직통전화”를 포함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 당국자는 “회선 증설에만 합의했을 뿐, 구체적인 것은 한-일간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며 한 발 물러섰다. 또 나카타니 방위상이 이번 회담에서 한·일 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의 필요성을 언급했으나, 한민구 장관은 “군사적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여건이 성숙되어야 한다”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일본과의 군사협력에 부정적인 국내 여론 등을 의식한 것이다.

그러나 한-일 군사협력은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의 우산 아래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미사일방어(엠디·MD) 분야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한·미·일간, 한·일간 군사협력의 핵심 명분이다. 한·미·일은 이달 말 하와이 근해에서 첫 ‘3국간 미사일 경보 훈련’을 할 예정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경우 3국의 이지스함이 이를 탐지·추적하고 정보를 서로 실시간 교환하는 훈련이다. 한·미·일 3국간 미사일방어 협력의 틀에서 한·일간 군사협력이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중국 인민해방군 쑨젠궈 부참모장은 5일 샹그릴라 대화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지역방어) 배치와 관련해 “사드는 한반도에 필요한 방어 능력을 능가하는 조처로 지역의 안정을 잠식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반대 태도를 재확인했다. 쑨 부참모장은 전날 한민구 장관과 회담에서도 사드 배치 반대 의사를 밝혔다.

싱가포르/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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