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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남북관계 가능성 찾기 ‘통일토크쇼’는 계속된다

등록 2016-08-18 14:44

[한반도+]

한겨레통일문화재단·한반도평화포럼
전주 이어 10월엔 충청서…전국 순회
‘대통령 1인’ 넘어 전국민과 함께 고민
대선후보자 등 정치인 토론자 참여
“사실, 이 나라의 안보에는 야도 없고 여도 없고, 오직 대통령 한 사람만 있습니다.”

지난 15일 전국 순회 통일토크쇼 ‘통일은 과정이다’ 첫번째 행사가 열린 전북 전주에서 한승헌 전 감사원장이 축사에서 한 말이다. 이 말은 이번 통일토크쇼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가장 간결하게 정리한 것이다. 한 전 원장은 “집권자는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는 말을 즐겨 쓰면서 국민들의 반대를 마치 이단처럼 매도하고 있다”며 대통령 이외에는 누구도 안보·통일 정책에 대해 발언하지 못하게 압박하는 현 상황을 비판했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사장 임동원)과 한반도평화포럼(공동이사장 백낙청·임동원)이 공동주최하는 통일토크쇼는 현재의 ‘대통령 1인만의 안보·통일 정책’을 넘어서 이 주제에 대한 의견을 전 국민들로부터 듣고 함께 더 나은 대안을 찾기 위해 마련한 열린 마당이다.

‘통일은 과정이다’는 이를 위해 우선 지역적으로 서울 등 수도권에 국한되지 않고, 부산·대전·성남·제주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진행된다. 안보나 통일 문제가 지금처럼 대통령 한 사람에 의해 결정돼서도 안 되지만, 수도권의 여론에 의해서만 결정돼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어떻게 더 강하게 지켜내고, 남북이 어떻게 화해하고 결국에는 통일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국민들의 미래 먹거리 및 일거리와 직접 관련된 중요한 문제다. 따라서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함께 고민해야 하는 큰 주제인 것이다. 이 중 특히 중요한 것은 그동안 이 주제에 대한 발언 기회가 적었던 전국 각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많이 듣는 것이다. 전주 통일토크쇼에서 기조연설을 한 임동원 이사장도 이번 통일토크쇼의 가장 큰 의미로 ‘전국 순회’를 꼽았다.

통일토크쇼에는 또 내년 12월 치러질 제19대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잠재적 대선후보자 등 주요 정치인들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결국 국민들로부터 안보·통일에 대한 의견을 들은 뒤 이를 정책화하고 현재의 불통 정책을 바꿔나가야 하는 것은 ‘정치’,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대통령의 안보·통일과 관련한 불통 정책이 많은 민족적 손실을 초래하고 있음을 생각할 때, 잠재적 대선후보자들이 안보와 통일 문제를 국민들과 더불어 얘기하면서 자신의 비전을 검증받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통일토크쇼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한반도의 미래를 진심으로 고민하며 시민들과 가슴을 열고 논의하기를 원하는 여야 정치인에게 모두 열려 있다.

앞으로 진행될 통일토크쇼에서 박혜진 전 <문화방송>(MBC) 아나운서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고정 패널로서 함께 참여하는 부분도 토크쇼의 대중성과 전문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토크쇼의 사회를 맡을 박 전 아나운서는 2014년 문화방송을 그만둔 뒤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 사회를 맡고 다큐멘터리 <세월호 골든타임, 국가는 없었다>의 내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안보나 통일 등 쉽지 않은 주제를 놓고 국민들과 정치인들 사이의 소통을 매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통일토크쇼의 전문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정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 연이어 통일부를 맡아 남북화해사업을 이끌었으며, 퇴임 뒤에도 ‘정세현의 정세토크’를 비롯한 강연 활동 등을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한반도 정세를 풍부한 대북 접촉 경험을 바탕으로 균형 잡힌 시각으로 분석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미-중의 패권다툼이 날로 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한반도 주변 정세를 주체적으로 풀어갈 힘은 남북대화에서 비롯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현재의 불통정권은 자신만이 옳다는 독선적 시각으로 남북관계를 냉전시대로 회귀시켜가고 있다. 남북대화 제로인 현 상황과 관련해 ‘남북관계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 순회 통일토크쇼가 꽉 막힌 남북관계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기회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제2회 전국 순회 통일토크쇼는 오는 10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참여한 가운데 충청지역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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