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핵공격 능력 완벽하게 보유”
사거리 2000㎞ 사드로 못 막아
“남북관계 평화 국면으로 전환해야”
사거리 2000㎞ 사드로 못 막아
“남북관계 평화 국면으로 전환해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북극성·KN-11) 시험발사를 “성공 중의 성공”이라고 규정했다. 북한의 이번 발사 성공으로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를 넘어선 ‘새로운 한반도 평화·안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25일 김 위원장이 전날 잠수함발사미사일 발사를 참관해 “핵공격 능력을 완벽하게 보유한 군사대국의 전열에 당당히 들어섰다는 것이 현실로 증명됐다”며 “핵무기 병기화 사업에 박차를 가해 나가는 동시에 운반수단 개발에 총력을 집중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핵무기 병기화 사업’과 ‘운반수단 개발’은 소형화·경량화한 핵탄두를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다양한 핵투발 수단에 장착할 수 있도록 개발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4차 핵실험(1월6일) 이후 강화된 대북제재와 최근 진행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8월22일~9월2일) 등을 겨냥해 “적들이 우리의 존엄과 생존권을 조금이라도 위협하려 드는 경우 모든 사변적인 행동조치들을 다계단으로 계속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노동신문>은 1~2면에 걸쳐 잠수함발사미사일 시험발사 장면 등 사진 24장을 실었고,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이날 낮 12시30분(평양시각 낮 12시) 시험발사 장면을 다각도로 촬영한 1분47초짜리 영상을 공개하는 등 북한 매체들은 이번 미사일 발사 성공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북한이 전날 최대 사거리 2000㎞로 추정되는 잠수함발사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함으로써, 경북 성주에 배치하려는 사드의 효용성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북한 잠수함이 120도 각도로 북쪽을 탐지하는 사드 레이더망을 우회해 남한의 후방으로 숨어든 뒤 수중에서 미사일을 기습 발사하면 이를 요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군 당국자는 잠수함발사미사일 대응 방안에 대해 “후방지역 탄도탄경보체계를 도입하고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전력을 보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야당 간사인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사드 같은 군사적 경쟁으로는 답이 안 나온다는 게 분명해졌다. 남북관계를 평화 국면으로 전환해가는 방법 외엔 길이 없다”고 말했다.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핵 문제를 빌미로 한 동북아의 군비 경쟁 가속화라는 악순환에서 벗어나려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제안한 ‘비핵화-평화협정 동시 추진’ 방안 등 특단의 대책을 통해 대화 협상 국면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절실하다”며 ‘한·중 협력’을 강조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김진철 이세영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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