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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 “핵탄두 폭발시험”…실질적 군사위협 ’코앞’

등록 2016-09-09 22:45수정 2016-09-09 23:19

정보당국의 기술력 분석
폭발력 10kt, 지난 1월의 2배로
“폭발 위력상 수소탄은 아닌듯”

’로켓용 핵탄두 시험’ 사실일 땐
소형화·규격화·표준화 급진전 의미

국정원, 소형화·경량화 평가 유보
“탑재해도 1~2년안 무기화 힘들 것”
’비행중 진동·마찰 대응력 의문’ 분석도
(※클릭하시면 확대됩니다.)
9일 북한의 전격적인 제5차 핵실험에서 크게 주목할 점은 핵폭발 위력의 증가와 “핵탄두 폭발 시험”이라는 북한의 주장이다.

우선 이번 5차 핵실험은 폭발력이 4차 핵실험(1월6일) 때보다 2배 정도 강하다. 기상청이 밝힌 인공지진 규모는 5.04이며, 폭발 위력은 10㏏(±2㏏)이다. 1㏏(킬로톤)은 티엔티(TNT) 1000t에 해당하는 위력이다. 4차 핵실험의 위력이 규모 4.8에 폭발력 6㏏인 점과 비교되는 수치다. 북한의 핵 능력은 핵실험을 할 때마다 위력을 더해왔다.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때는 인공지진 규모가 3.9였으나, 2009년 5월 2차 핵실험 4.5, 2013년 3차 핵실험 4.9, 올해 1월 4차 핵실험 때는 4.8을 기록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북한의 핵무기 위력이 추세적으로 강해지고 있다.

이번 핵실험이 원자탄인지 수소탄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은 4차 핵실험 때 “수소탄 시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폭발 위력이 낮은 점을 들어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전문가가 많았다. 대신 수소폭탄의 전단계인 ‘증폭핵분열탄’ 실험이었을 가능성은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핵보유국들이 첫 핵실험 뒤 수소폭탄 개발에 3~8년(미국 7년, 옛소련 4년, 영국 5년, 프랑스 8년, 중국 3년) 걸린 선례를 들어, 2006년 첫 핵실험 뒤 10년이 지난 북한이 수소폭탄을 개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북한은 4차 때와 달리 이번에는 어떤 종류의 핵무기 실험이었는지 언급하지 않았다. 수소폭탄 실험 여부는 핵실험 때 노출되는 제논과 크립톤 등 방사선 핵종을 검출해 분석해야 확인할 수 있지만, 탐지 가능성이 그리 높진 않다. 실제 한·미 당국은 1차 핵실험 때를 제외하곤 한 차례도 이들 방사선 핵종을 탐지해낸 적이 없다. 폭발 위력만 놓고 보면 수소폭탄이 아닐 가능성이 많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수소폭탄은 아니다”라고 보고했다고 의원들이 전했다. 북한도 이날 ‘핵무기연구소’ 성명에서 “여러 가지 분열물질에 대한 생산과 그 이용 기술”이라며 원자탄을 암시하는 ‘분열물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도, 수소탄을 뜻하는 ‘융합’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주목되는 부분은 북한의 첫 “핵탄두 폭발 시험” 주장이다. 이는 우라늄 등 핵물질로 직접 핵탄두를 제작해 터뜨리는 실전적인 실험이다.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기 위해 거치는 실험인 만큼, 사실이라면 실질적 군사 위협이 되는 것이다. 북한은 핵탄두의 ‘표준화’, ‘규격화’,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이번에 “핵탄두의 구조와 동작 특성, 성능과 위력을 최종적으로 검토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그동안 여러 차례 핵탄두 개발 능력을 강조해왔다. 2013년 2월 3차 핵실험 직후엔 “소형화, 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해 안전하고 완벽하게 (핵실험을) 진행”, 2015년 5월엔 “우리의 핵 타격 수단은 본격적인 소형화, 다종화 단계에 들어선 지 오래”라고 주장했다. 올해 들어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3월9일 핵탄두 모형을 공개하며 “핵탄을 경량화하여 탄도 로켓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다”고 선언한 데 이어 엿새 뒤인 3월15일엔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 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보당국은 북한의 발빠른 움직임에 우려하고 있다.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에서 “북한의 목표는 스커드 미사일에 장착할 정도의 크기로 핵을 소형화해서 개발하는 것”이라며 “그 목표가 당초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돼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해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 만큼 군사적 신뢰성을 갖췄는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핵탄두의 신뢰성을 얻으려면 핵탄두 폭발 실험 말고도 핵탄두가 미사일에 탑재돼 비행할 때 각종 진동과 마찰 등을 견뎌내며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등도 확인해야 한다. 그동안 북한이 스커드, 노동, 무수단,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다양한 미사일을 발사하며 이 부분의 능력을 얼마나 확보했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정보당국은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경량화 능력에 대해 여전히 유보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에서 북한이 미사일에 장착할 만큼 핵탄두 소형화, 경량화를 이뤘는지에 대해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핵탄두를) 탑재해도 무기화가 1~2년 내 된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의원들이 전했다.

박병수 이근영 선임기자, 이경미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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