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2함대 덕적도기지에서 근무하는 송병진 상병이 덕적고 학생들에게 국어강습을 하고 있다. 해군2함대 덕적도기지는 12년째 덕적도 섬마을에서 방과 후 수업을 이어오고 있다. 해군 제공
해군 장병들이 12년째 섬마을에 방과후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해군 2함대사령부 예하 덕적도기지 장병들이 덕적도의 유일한 학교인 덕적초·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주 목요일 방과후 수업을 하고 있어 섬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해군이 18일 밝혔다. 덕적도는 인천에서 뱃길로 1시간20분(쾌속선 기준) 떨어져 있으며 학원 시설이 따로 없다.
장병들이 운영하는 방과후 수업은 국어·수학과 예체능 과목까지 다양하다. 국어·수학·한국사 등 수능 과목은 성균관대 출신 해군 장병들과 공군 기상대에 근무하는 서울대 출신 장병이 맡고 있다. 배드민턴은 전국대학 배드민턴 대회 우승자 경력의 장병이, 기타는 밴드 7년 경력의 장병이, 바둑은 아마 3급 실력의 장병이, 미대 입시교육은 미대 출신 장병이 맡는다. 모두 해군 장병 16명이 선생님으로 나서 덕적중·고생 60여명 중 44명에게 방과후 수업을 하고 있다.
장병들이 방과후 학습을 시작한 것은 2005년부터다. 애초 부대 근처 교회에서 입시과목 위주로 방과후 학교 재능기부를 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다 입소문이 나면서 2010년부터는 매주 목요일 학교를 직접 방문해 가르치고 있다. 국어 수업을 맡은 송병진 상병은 “부대업무와 수업 준비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 때도 있지만 섬마을 학생들의 진지한 질문과 높은 학구열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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