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영화 ‘아리랑’을 감독한 춘사 나운규 선생(1902~1937)이 ‘10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됐다고 국가보훈처가 30일 밝혔다.
선생은 함경북도 회령 출신으로 1919년 3월 회령에서 만세운동에 참여했다가 일본 경찰의 수배를 받게 되자 연해주를 거쳐 북간도로 이주했다. 선생은 철도·통신 등 일제의 기관시설 파괴 임무를 띤 ‘도판부’에서 독립군으로 활약하다 1921년 3월 붙잡혀 징역 2년형을 받고 옥고를 치렀다. 출소 뒤 회령에 머물던 선생은 1924년 1월 극단 예림회에 가입해 연극배우로 활동했다. 이후 부산의 조선키네마 주식회사 연구생으로 입사했고, 백남 프로덕션에서 ‘심청전’의 심봉사 역을 맡아 연기했다. ‘흑과백’, ‘장한몽’, ‘농중조’ 등에도 출연했다.
선생은 1926년 10월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영화 ‘아리랑’을 제작·상영한 뒤 일약 조선 영화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주목받았다. 이어 ‘풍운아’, ‘잘 있거라’, ‘사랑을 찾아서’ 등을 제작했다. 그러나 1931년 ‘말 못할 사정’ 이후 제작한 영화마다 흥행에 실패했고, 폐병이 재발했다. 1937년 8월9일 36살을 일기로 숨졌다. 영결식은 ‘아리랑’이 개봉되었던 단성사에서 열렸다. 정부는 1993년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보훈처는 또 6·25 당시 지리산 지역에서 북한군 무장세력 소탕에 큰 공을 세운 강삼수 경찰 경위를 ‘10월의 6·25 전쟁영웅’으로 선정했다.
전쟁기념관은 6·25 당시 강원도 교암산지구 전투에서 전사한 김교수 대위를 ‘10월의 호국인물’로 선정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춘사 나운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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