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본부 국감장에서 밝혀
1990년대 방사능먼지로 시끌
환경단체 등 논란 일 듯
1990년대 방사능먼지로 시끌
환경단체 등 논란 일 듯
정경두 공군 참모총장이 11일 “주한미군이 열화우라늄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열화우라늄탄은 1990년대 방사능 오염 우려가 제기됐던 무기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정 총장은 이날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공군본부 국정감사에서 “우리는 열화우라늄탄이 없고, 주한미군이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화우라늄은 핵발전소 연료용으로 우라늄을 농축하고 남은 우라늄 폐기물을 말한다. 미군은 열화우라늄의 비중이 철의 2.4배, 납의 1.7배나 돼 관통력이 우수하다는 특성에 착안해 1980년대 열화우라늄탄을 개발했다. 주한미군의 열화우라늄탄 보유 사실은 1997년 3월 <한겨레21> 보도로도 확인된 바 있다.
이날 정 총장의 발언은 “열화우라늄탄을 관리하는 우리 장병들의 안전 문제가 잘 다뤄지고 있느냐”는 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정 총장은 “우리 병사들이 주한미군의 열화우라늄탄을 관리하는데 미군과 똑같이 규정된 절차에 따라 하기 때문에 건강상에 별 문제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열화우라늄탄은 1991년 걸프전 때 미군이 사용해 국제적으로 거센 논란이 일었다. 당시 참전 미군들 사이에 발생한 ‘걸프전 증후군’이 열화우라늄탄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열화우라늄탄의 충격으로 발생하는 방사능 먼지가 호흡기를 통해 몸에 들어가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는 주장이었다. 이런 논란과 관련해 주한미군은 1997년 3월 <한겨레21>에 “열화우라늄탄의 제작·운송·저장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의해 통제되며 이 위원회에서 인정하는 적법한 면허를 소유한 사람에게만 그런 작업이 허용된다. 그리고 이 면허는 실제 적대 행위가 발생한 상황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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