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이 15일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베이징/교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북한 당국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 한반도 전문가들과의 첫 비공식 접촉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각) 미국 쪽 소식통들에 따르면,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이 북한 쪽 대표로 나서는 이번 접촉에서 미국 쪽 대표로는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의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 운영자인 조엘 위트 연구원이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최 국장이 미국국 부국장 시절이던 지난 2012년 8월 싱가포르에서 접촉한 바 있다. 미 국무부 북한 담당관 출신인 위트 연구원은 1990년대 초 제1차 북핵 위기 당시 국무부 북핵 특사였던 로버트 갈루치 전 차관보의 선임보좌관으로 일한 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설립을 주도하는 등 과거 미국 정부에서 북한 정책을 담당했다.
최 국장은 경유지인 베이징공항에서 트럼프 정부에 대한 평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책이 어떨지가 기본이다”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향해 “미치광이 같다” 등 원색적인 비난과 강력한 대북제재를 주장하면서도 한편으론 ‘햄버거 핵협상론’을 주장하는 등 대화론을 펴기도 해 대북정책 방향이 어느 쪽인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미 국무부는 ‘제네바 트랙2 접촉’에 대해 “정부와 무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 리치-앨런 대변인은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신뢰할 수 있고, 진정성 있는 북한의 협상 테이블 복귀를 목표로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며 원칙적 입장을 밝히면서 “그러나 비핵화에 관한 의미있는 조치를 취하고 도발을 자제해야 하는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못박았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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