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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구멍 뚫린 국방망, 기무사 “인터넷망 연결 차단하라” 권고도 무시

등록 2016-12-12 22:33수정 2016-12-13 11:43

데이터센터 지난해 9월 “연결 끊었다” 허위보고…악성코드 감염 2개월간 몰라
국방위 여야 의원 일제히 성토…국방부 국회 질의에도 보고 미뤄 은폐 의혹도
여야 의원들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에서 최근 군 내부망(국방망) 해킹 사건과 관련해 “경계의 실패”, “사실상 전방 철책이 뚤린 것”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국방부가 국회의 잇따른 질의에도 제대로 답변하지 않은 사실 등을 들어 은폐 의혹도 제기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인재임을 인정한다”며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관련자들한테 책임을 묻겠다”고 답변했다.

의원들은 군의 느슨한 사이버 안보에 대한 질타에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나섰다. 진영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은 “이번에 군사비밀 유출 상황을 보면 초보적인 수준의 해킹 수법에 당한 것이다. 이런 군을 어떻게 믿고 안심할 수 있겠느냐”고 성토했다. 지난 8~9월 악성코드가 인터넷망을 통해 국방망에 침투해 군사기밀자료가 외부로 대량 유출됐는데, 국방부는 두달 뒤에야 이를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가 지난 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내용을 보면, 해킹으로 인터넷 피시 2500대, 국방망 피시 700대 등 모두 3200여대가 감염됐다.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도 “8월4일 악성코드가 국방망에 유입됐으나 10월6일에야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는데, 그동안 무방비 상태였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질타했다.

한민구 장관은 이날 군 기관의 조사 결과와 관련해 “2014년 2월 국방통합데이터센터(DIDC) 설립 당시 업무 편의성 때문에 인터넷망과 국방망을 연결해 작업을 한 뒤 깜박 잊고 단절시키지 않아, 연결점이 생긴 것으로 추정한다”고 보고했다. 2년 넘게 국방망이 인터넷망에 연결된 채 무방비 상태로 있었다는 것이다.

군의 은폐 의혹도 제기됐다. 사이버사령부는 10월12일 국방망이 뚫린 사실을 확인해 이틀 뒤인 14일 한민구 장관한테 보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그동안 의원들의 질의에 ‘국방망은 안전하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국방망이 뚫린 사실을 확인해놓고도 10월 14일 국정감사 때 보고하지 않고 넘어간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이번에 문제가 된 국방통합데이터센터의 허위 보고도 확인됐다. 기무사가 이번 국방위에서 이철희 의원에 보고한 사이버방호기관 평가를 보면, 기무사는 지난해 4월과 올해 5월 두 차례 이번에 문제가 된 국방통합데이터센터에 “국방망과 인터넷망 서버가 간접 연동되어야 하나 직접 연동되어 있다”며 “간접 연동을 위한 추가 프로그램 개발 전까지 연동을 차단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국방통합데이터센터는 지난해 9월 “연동을 차단했다”고 기무사에 통보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민구 장관은 이철희 의원이 “명백한 허위보고 아니냐”고 따지자 “국방통합데이터센터와 기무사 간에 해석의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받아서 (정확한 진상 파악을 위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조현천 기무사령관은 “올해 사이버방호기관 평가 때 국방통합데이터센터에 인터넷망과 국망방이 연결된 것을 발견하지 못했느냐”는 이철희 의원의 질의에 “못했다”고 사실상 거짓 답변을 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해킹 사건으로 국방부가 곤경에 처했는데 기무사만 잘했다고 빠져나가는 게 부담스러워 사실과 좀 다른 발언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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