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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사드로 ‘북극성2’ 요격할 수 있나…국정원·합참 분석 달라 논란

등록 2017-02-14 22:39

국정원 “북 미사일 89도 고각 발사
정상각도라면 사거리 2천km 이상”
비행속도 마하 8.5→10으로 수정

미 공식자료, 사거리 3천km 이하
‘준중거리 미사일’ 요격가능 밝혀

국방부나 북한 주장대로
중거리·중장거리 미사일이면
사드 요격 능력 벗어나는 셈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4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전체회의에 참석해 김종대 정의당 의원의 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4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전체회의에 참석해 김종대 정의당 의원의 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지난 12일 발사된 북한 ‘북극성-2’ 미사일의 발사 각도가 89도의 고각이었으며 정상 각도로 쐈으면 사거리가 2000㎞ 이상일 것으로 14일 국회에 보고했다. 국정원은 또 당시 미사일 비행속도가 ‘마하 8.5’(음속의 8.5배)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마하 9.5 이상’이라는 군 정보당국의 평가와 다른 것이다. 정보기관 간 기본적인 정보교환조차 안 하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국정원은 논란이 일자 뒤늦게 “정보위 보고 내용은 초도 분석 결과이며 종합 분석한 비행속도는 ‘마하 10’”이라고 수정했다.

‘북극성-2’ 사거리 2000㎞ 이상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의 북극성-2 미사일에 대해 “아직 정확한 분석은 안 됐지만 미사일을 고각으로 안 쏘고 바로 쏘면 2000㎞ 이상 나간다”고 밝혔다고 이철우 정보위원장(자유한국당)이 전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같은 날 국회 국방위원회 보고에서 북극성-2 미사일을 “신형 고체추진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규정했다. 중거리미사일(IRBM)은 사거리 3000~5500㎞인 미사일을 말한다. 두 정부 기관의 사거리 평가가 제각각인 셈이다.

북한은 미사일의 사거리를 밝히지 않았다. 1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중장거리 전략탄도탄”이라고만 했을 뿐이다. 군 당국은 ‘IRBM’을 ‘중거리’ 미사일로 번역한다. 그러나 ‘중장거리’ 미사일로 변역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런 용례에 비춰보면, 북한의 ‘중장거리’ 전략탄도탄 북극성-2는,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사거리 3000~5500㎞급의 미사일이라는 주장이 된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 당시 ‘무한궤도형 발사차량’이 처음 확인돼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바퀴에서 궤도로 바뀌어서 이동 속도가 더 느려졌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우 위원장은 “속도가 빠른 바퀴 차량이 더 낫지만 중국에서 특수화물차 수입을 못하기 때문에 궤도 차량을 쓰게 된 것 아니냐는 추정을 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군사용으로 전용될 우려가 있는 바퀴 차량의 대북 수출을 막자, 북한이 궤도 차량을 자체 조달했을 것으로 추정한 것이다. 유엔 제재 등의 효과를 강조한 분석이다.

킬 체인·사드로 대응할 수 있나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에서 ‘북한의 고체연료 미사일 도입으로 킬 체인이 무용지물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킬 체인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 징후가 포착되면 선제타격하는 작전 개념이다. 그러나 북극성-2와 같은 고체연료 미사일은 액체 미사일과 달리 발사 전 연료 주입이 필요없다. 그 만큼 사전 징후를 포착할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연료 주입은 은밀한 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알기 어렵다. 킬 체인에는 애초 연료 주입 문제가 거의 고려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체 미사일이라고 대응이 더 어려워질 것은 없다는 것이다.

정부와 미군이 추진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도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극성-2의 속도가 마하 10에 달해 패트리엇으로 거의 방어가 되지 않는다”며 사드 포대의 추가 도입 등을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에서 사거리 2000㎞ 이상인 미사일을 쏘면 한반도를 벗어난다. 북한이 사거리 300~1000㎞인 스커드를 두고 굳이 이런 미사일을 발사할지는 의문이다.

사드로 북극성-2를 요격할 수 있을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철우 정보위원장은 “사드가 마하 14까지 요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극성-2가 상승할 때 최대 속도는 마하 9.5 이상이었지만, 하강 속도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합참이 밝혔다. 사드는 하강하는 미사일을 요격하기 때문에 문제는 하강 속도다. 북극성-2의 하강 속도가 확인되지 않는 한 사드의 요격 여부를 예단하긴 어렵다.

그러나 가늠해볼 기준은 있다. 미군의 공식 자료는 사드가 사거리 3000㎞ 이하인 ‘준중거리 미사일’(MRBM) 요격용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 이상 사거리의 미사일에 대해선 요격 시험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북극성-2가 국방부나 북한의 주장대로 ‘중거리 미사일’이면 사드의 요격 능력을 벗어날 수 있다. 반면 국정원 주장대로 사거리가 2000㎞를 넘는 정도의 수준이면 사드로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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