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용 GPS 장착 한국형 유도폭탄 작전 배치

방사청, 지난달 운용시험 성공
미군 승인 받아 장착…전천후 정밀포탄 변신

외부의 방해전파에 교란되지 않는 군사용 지피에스(GPS·위성항법장치)를 장착한 ‘한국형 유도폭탄’(KGGB)이 작전 배치된다.

방위사업청은 17일 적의 GPS 교란에 대응할 수 있는 군사용 GPS를 장착한 한국형 GPS 유도폭탄(KGGB)의 야전 운용 시험을 지난달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앞으로 2018년까지 군사용 GPS를 장착한 한국형 GPS 유도폭탄 1200여발을 작전 배치할 계획이다.

한국형 GPS 유도폭탄(KGGB)이 표적물에 정확히 떨어지는 모습. 방사청 제공

GPS 유도폭탄은 인공위성에서 위치 정보를 받아 목표물을 찾아가는 무기이다. 한국형 GPS 유도폭탄은 2012년 12월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국내 개발됐다. 그러나 당시 미국이 군사용 GPS의 해외판매를 제한하여 한국형 GPS 유도폭탄에는 민간용 GPS가 적용됐다.

민간용 GPS는 정보가 공개돼 있어 자동차 내비게이션 등으로 일상에서도 이용하고 있다. 대신 쉽게 방해전파 등으로 신호 정보가 교란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형 GPS 유도폭탄이 북한군의 교란 전파에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반면 군사용 GPS는 신호가 암호화돼 있어 방해 전파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다. 그러나 미군의 승인 없인 사용할 수 없다. 방사청은 “그동안 미국 정부와 지속적인 협력을 추진해왔으며 그 결과 한국형 GPS 유도폭탄에 적 GPS 교란에 대응이 가능한 군사용 GPS 수출 승인을 미국정부로부터 얻어 장착·작전 배치하게 되었다”며 “한국형 GPS 유도폭탄은 이번 군용 GPS 장착으로 명실상부한 전천후 정밀유도폭탄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형 GPS 유도폭탄(KGGB)이 표적물에 정확히 떨어져 폭발하는 모습. 방사청 제공

한국형 GPS 유도폭탄은 재래식 폭탄과 미사일의 중간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 폭탄’이다. 재래식 폭탄에 글라이더 날개와 유도장치 등을 달아, 더 멀리 날아가 더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투기에서 투하된 뒤 글라이더 날개로 활공하면서 GPS 신호 수신 또는 관성항법 등으로 목표물을 찾아간다. 통상 자체 동력이 있는 미사일보다는 사거리나 정확도가 떨어지지만 비용이 훨씬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스마트 폭탄은 합동직격탄으로 번역되는 미군의 JDAM(제이담)이다.

국내 개발된 한국형 GPS 유도폭탄은 관성 항법과 GPS 항법을 갖추고 있어 자체 설정된 경로를 따라 비행해 표적을 타격할 뿐 아니라 적 표적을 후면에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방사청이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