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6일 실시한 4발의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 사진을 7일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일 “이번 탄도로케트 발사훈련은 전략군 화성포병들의 핵전투부 취급질서와 신속한 작전수행 능력을 판정·검열하기 위하여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핵전투부는 핵탄두를 가리키는 말로, ‘핵전투부 취급질서’는 핵탄두 탑재 훈련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6일 발사한 미사일에는 실제 핵탄두가 탑재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핵탄두 탑재 절차 숙달을 위한 모의훈련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7월 ‘화성포병부대’란 명칭이 처음 공개됐을 때 <조선중앙통신>은 “핵탄두 폭발조종장치의 동작 특성을 다시 한번 검열하였다”고 전한 바 있다. 폭발조종장치는 기폭장치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은 두달 뒤인 지난해 9월 5차 핵실험을 실시했은데, 당시 이전과는 달리 “핵탄두로 만들어서 터뜨렸다”고 발표했다. 곧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발사는 기술적으로 개량한 미사일의 성능을 시험하려는 게 아니라, 미사일 운용 전략적 측면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제는 탑재할 핵탄두가 있으니 탄두와 추진체를 분리해 보관하는 탄도미사일에, 모처에 은밀히 보관 중인 핵탄두를 조립·탑재해서 발사하는 일련의 과정을 점검했을 것”이라며 “이런 과정을 ‘취급질서’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미사일 훈련에 “유사시 일본 주둔 미제침략군 기지를 타격할 임무를 맡고 있는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이 참가했다”며, 이 부대를 “조선로동당의 믿음직한 핵무장력”이라고 표현했다. 노재천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우리 군은 어제(6일)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사거리를 늘린) 스커드 개량형(ER)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대 사거리가 약 1000㎞인 스커드 개량형 미사일은 요코스카·사세보 등 주일 미군기지를 사정권에 두고 있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텔레비전>을 통해 스커드 개량형으로 보이는 미사일 4발이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사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이용해 동시다발적으로 주일 미군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핵 능력을 확보했다는 점을 내세우려는 의도로 보인다.
박병수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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