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특사 “한일관계에 흉계 꾸미는 일당 박멸해달라”

니카히 도시히로 일 자민단 간사장 방한
출국 전에도 ‘위안부합의’ 놓고 막말 논란
12일 문 대통령 예방, 한일정상회담 논의

아베 일본 총리 특사로 방한한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오른쪽 둘째)이 10일 오후 전남 목포시 만호동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찾아 김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왼쪽),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오른쪽)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목포/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특사로 10일 방한한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이 한국 정치인들을 상대로 “(양국 관계에) 흉계를 꾸미는 일당을 박멸해 달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니카이 간사장은 방한에 앞선 지난 9일 <에스비에스>(SBS)와 한 인터뷰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에 대해 “바보 같은 소리”라고 말한 바 있다.

11일 <마이니치>·<아사히> 등 일본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전날 방한한 니카이 간사장은 전남 목포에서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 등과 만나 “걸핏하면 양국을 멀리 떨어뜨리려고 하는 세력이 한국에도, 일본에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흉계를 꾸미는 일당은 한 줌”이라며 “한국에도 있을지 모르니까 찾으면 박멸해 달라. 한일 양국이 우정을 갖고 계속 사이좋게 지내길 바라는 사람들이 몇 배나 더 많다”고 주장했다.

니카이 간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한·일 위안부 합의를 둘러싼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아베 총리와 한 통화에서 ‘국민 정서’를 앞세워 위안부 합의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데 이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청문회에서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위안부 합의 재협상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니카이 간사장의 발언을 두고 일본 언론들이 “한일 우호 강화를 호소하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지만 표현이 과격했다”(<마이니치>), “양국 현안을 감안할 때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아사히>)고 짚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니카이 간사장은 방한에 앞선 지난 9일 <에스비에스>와 한 인터뷰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한·일이 서로) 얘기해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일본이) 돈도 지불했는데 그 뒤에 다시 처음부터 재협상이라니, 그런 바보 같은 소리를 이야기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통용되지 않는다”고 말해 논란을 부른 바 있다. 니카이 간사장은 12일 문 대통령을 예방하고 한일정상회담 조기 개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정인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