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ICBM 성공 여부’ 놓고 한-미 다른 해석
미국 국방부가 북한의 ‘화성-14’형 미사일에 재진입체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재진입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한국 국방부의 전날 평가와 다소 다른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제프 데이비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각)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의 화성-14형 미사일이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됐다며, 미사일의 끝부분에 재진입체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한국 국방부가 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한 것과 차이가 있다. 국방부는 당시 “고정형 발사대에서 발사하고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재진입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성공으로 단정하기가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데이비스 대변인은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해 “분명히 우리는 북한을 매우 면밀히 지켜봤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폭스 뉴스>는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전 연료주입 단계부터 지켜봤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또 “국방부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 격추 결정을 할 수도 있었지만 미사일이 북미 지역에 위협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격추 시도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미 군 당국의 설명이 다소 엇갈리는 데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6일 데이비스 대변인의 발언 내용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노재천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보도된 내용을 확인했는데 ‘재진입체가 있다’는 말이 직접 인용문이 아니다.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 어떤 평가 기준을 가지고 발언을 했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실장은 또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재진입체를 탑재했을 가능성은 있지 않겠느냐”며 재진입체 탑재 사실과 재진입 성공 자체를 구분해 설명했다. 노 실장은 화성-14형의 발사 시설이 이동식이냐 고정식이냐는 문제에 대해선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해서 임시 고정시켜서 발사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고정형 발사대 발사라는 기존 국방부 입장을 고수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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