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백조' 별칭을 가진 미국의 전략무기인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랜서' 가 8일 강원 필승사격장 상공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가상한 목표물에 정밀유도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공군제공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군의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가 8일 한반도 상공에 출격해 정밀유도폭탄을 투하하는 한·미 공군 연합 훈련을 실시했다. 지난 4일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발사에 대응한 ‘무력 시위’ 성격으로, 이 폭격기가 공개적으로 한반도 상공에서 실사격훈련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군은 8일 “한·미 공군이 이날 오전 북한의 거듭되는 탄도미사일 발사에 강력 대응하기 위해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태평양 괌에서 이륙한 B-1B 2대는 동해 상공에서 한국 공군 F-15K, 미 공군 F-16K 전투기와 합류해, 강원도 필승사격장에 설치된 가상의 북한 목표물을 타격하는 연합 훈련을 했다. B-1B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대로 설치된 목표물을 향해 정밀유도폭탄을 투하하고 한국 공군의 F-15K 전투기가 북한의 지하 핵심시설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훈련이 진행됐다고 공군은 설명했다. 공군은 B-1B 편대가 한반도 상공에서 훈련을 마친 뒤 훈련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미국 태평양 공군사령부는 이날 “북한의 지난 3일(미국시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포함한 일련의 긴장 고조 행위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혀, ‘화성-14’형 발사에 대한 경고 메시지임을 분명히 했다.
미 미사일방어청(MDA)도 수일 내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시험 비행을 실시한다고 <시엔엔>(CNN)이 미사일방어청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알래스카 코디액의 태평양우주정거장복합시설에서 배치된 사드의 시험 비행은 수개월 전부터 계획된 것으로 최근 북한이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와는 상관이 없다고 이 관리는 밝혔다. 사드는 대륙간탄도미사일보다는 사거리가 짧은 단거리 및 중장거리 미사일 요격용이다. 그러나 이번 시험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와 핵개발 가속화에 대한 사드의 효율성을 더 정밀히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한편, 미국과 일본은 지난달 하와이에서 이지스 미사일 방어체계에 장착되는 요격미사일 ‘에스엠(SM)3블록2에이(A)’ 발사 시험을 했으나, 목표물을 맞히지 못했다. 이 요격미사일은 해상의 함정에서 발사되는 중거리 및 대륙간탄도미사일 요격에 사용된다.
김지은 기자,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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