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새벽 5시45분께 실시한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사격훈련에서 현무-2를 발사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국방홍보원) 제공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전날 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과 관련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추가 배치를 위해 조속히 협의하겠다고 29일 밝혔다. 송 장관은 양국이 이날 두번째 연합 지대지 미사일 사격 훈련을 하고 전략자산을 전개하는 등 단호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이날 오전 9시 발표한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리 군 입장’에서 송 장관은 “한-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단호히 응징하고 대응하기 위해 한-미 연합으로 지대지 미사일을 발사하였으며 전략자산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주한미군의 추가적인 사드 발사대를 임시 배치하기 위해 조속히 협의해나갈 것이며 한-미 연합 확장억제력과 함께 우리의 독자적인 북한 핵·미사일 대응 체계를 빠른 시일 내에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한반도의 안전과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 행위”라고 규정하고 “특히 우리 정부의 군사당국회담 제의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도발을 자행한 것은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기대를 저버리는 무모한 행위로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군은 경계태세를 강화시켜 추가 도발에 대비하고 한미 연합 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유지하여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새벽 한-미 양국 군은 연합 탄도미사일 사격훈련을 실시해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합동참모본부는 “한-미 미사일 부대는 오늘 오전 5시45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여 동해안에서 2번째 한미 연합 미사일 사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훈련에서 한국군은 현무-2를, 미8군은 ATACMS(에이태킴스)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표적에 명중했다고 합참이 밝혔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약 6시간 만에 이뤄진 이번 훈련에 대해 합참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고 도발시 즉각 응징하겠다'는 한미동맹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한-미는 지난 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급(ICBM)급 ‘화성-14형’을 시험발사한 다음 날에도 동해안에서 첫 연합 탄도미사일 사격훈련을 한 바 있다.
북한은 28일 밤 11시41분께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쐈다. 발사된 미사일의 고도는 약 3700㎞, 비행거리는 1000여㎞로 사거리로 볼 때는 ‘화성-14형’보다 진전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된다고 합참이 밝혔다. 북한이 심야에 미사일을 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군 당국도 이 배경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