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감사 결과 공관병에 대한 박찬주 2작전사령관의 ‘갑질’ 의혹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박 사령관을 형사입건하기로 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4일 박 사령관 가족의 공관병 인권침해 등에 대한 중간 조사결과 발표에서 “감사 결과 언론에 보도된 내용 중 일부는 박 사령관 부부와 관련 진술인의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으나 상당부분 사실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민간단체가 군검찰에 제출한 고발장과 이번 감사 조사결과를 토대로 박 사령관을 형사입건해 검찰 수사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 박 사령관의 부인 전아무개씨를 군검찰 참고인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국방부 조사 결과, 양쪽의 진술이 일치한 부분은 △손목 시계 타입의 호출벨 착용하기 △칼은 휘두르지 않았으나 도마를 세게 내려친 사실 △뜨거운 떡국의 떡을 손으로 떼어 내기 △골프공 줍기 △자녀 휴가시 사령관의 개인 소유 차량을 운전부사관이 운전하여 태워준 행위 △텃밭농사 등이다.
반면 양쪽 주장이 엇갈리나 사실로 판단된 부분은 △요리 시 부모를 언급하면서 질책한 행위, 전 집어던지기 △사령관 아들의 옷 빨래 등이다. 국방부는 “이들 부분은 박 사령관 부인의 진술과 관련 병사들의 진술이 일치하지는 않으나, 다수의 병사들이 관련 사실을 진술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사실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관병 자살 시도와 관련해선, 박 사령관 부부는 해당 병사의 개인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진술하고 있어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국방부는 또 공관병의 지오피(GOP) 철책 근무체험, 사령관 부인을 여단장급으로 호칭하라고 했다는 주장 등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오피 철책 근무체험과 관련해, 일부 병사는 공관병 중 한 병이 관사를 벗어나 징벌적 차원에서 전방 체험 근무를 갔다고 진술했으나, 박 사령관은 군단장 시절부터 공관병들도 군인 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지오피 근무를 체험시켰다고 진술했다. 사령관이 부인을 여단장급이라고 호칭하면서 예의를 갖추라고 호통쳤다는 주장과 관련해선 모든 면담자가 관련 내용을 들은 적이 없다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앞서 육군은 4일부터 장성급 부대 공관 90여곳 전체와 이곳에서 근무하는 공관병 100여명 전원을 대상으로 공관병 운영 실태 현장 전수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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