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큰빛교회 임현수 목사. CNN 보도화면 갈무리
북한에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2년 넘게 억류됐던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가 9일 병보석으로 석방됐다. 북미 관계가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 속에 북한이 미국에 ‘전략적 메시지’를 던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9일“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앙재판소의 2017년 8월 9일부 판정에 따라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적대행위를 감행한것으로 하여 무기로동교화형을 언도받고 교화중에 있던 카나다공민 림현수가 인도주의적견지에서 병보석되였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북한이 미국을 향해 ‘우리와 접촉해 풀어야 할 현안이 있지 않냐’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한-미 모두 북한과 접촉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역설적으로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현재 북미 관계가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 캐나다인을 풀어준 것은 미국인을 풀어주는 것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미북 관계도 이렇게 긍정적으로 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일종의 ‘미끼’처럼 던진 게 아니겠느냐 ”고 분석했다.
하루 전인 8일 쥐스탱 튀뤼도 캐나다 총리의 특사단으로 대니얼 장 국가안보보좌관 일행이 평양에 도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들이 임 목사 석방을 위해 방북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캐나다는 지난해 12월에도 당국자를 북한에 보내 임 목사의 석방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
임 목사는 1997년부터 20년 가까이 북한에 100여번 드나들며 대북 인도적 지원에 힘썼다. 2015년 1월 북한 나선 지역에서 평양으로 이동하다 북한 당국에 체포됐다. 그해 12월 국가전복음모 등의 혐의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현재 영양실조와 고혈압, 관절염, 위장병 등을 앓고 있는 걸로 전해진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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