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포위사격” 성명 내
총참모부·전략군 동시에 동원
“화성-12형으로 작전 검토” 성명
괌까지 3400㎞ 사정권 들어가
보복공격 고려땐 현실화 쉽지 않아
총참모부·전략군 동시에 동원
“화성-12형으로 작전 검토” 성명
괌까지 3400㎞ 사정권 들어가
보복공격 고려땐 현실화 쉽지 않아
북한이 9일 동시에 조선인민군 총참모부와 전략군 두 기관을 동원해 ‘우리식 선제타격’, ‘정의의 전면전쟁’, ‘괌에 대한 포위사격’ 등 위협적 용어를 입에 올리며 대결 의식을 고조시켰다.
최근 북한의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에 대해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이 채택되고 미국에선 예방전쟁을 비롯한 대북 군사 옵션이 거론되는 데 대한 맞불 성격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한·미 등 외부세력에 대한 비난전에 전쟁 지휘부인 총참모부와 탄도미사일 등 전략무기를 관장하는 전략군 등 두 핵심 군사기구가 동시에 동원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최근 제재 국면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반발이 크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이번 위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괌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 위협이다. 북한은 이날 전략군 대변인 성명에서 괌이 “대조선 침략의 전초기지·발진기지”라며 “미국에 엄중한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하여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케트 ‘화성-12’형으로 괌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포위사격이란 용어로 위협한 적은 없다. 군 당국자는 “적어도 작전 용어에 포위사격이란 말은 없다. 처음 들어본다.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분석이 필요하지만, 어림짐작으론 괌 주변 해역에 화성-12형을 쏘는 무력시위를 하겠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괌은 실제 앤더슨 공군기지와 아프라 항구 등을 갖추고 있는 미군의 군사거점이다. 북한이 괌을 타격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 화성-12형은 지난 5월 시험발사 때 고도 2000㎞ 이상, 거리 780여㎞를 비행했다. 군 당국은 당시 국회 보고 자료에서 정상고도로 발사할 경우 사거리가 4500~5000㎞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원산에서 3400㎞ 남짓 떨어진 괌은 화성-12형의 사정권에 넉넉하게 들어간다.
그러나 북한이 화성-12형을 괌으로 쏠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그동안 북한은 각종 미사일을 시험발사할 때도 미사일이 동해를 넘어가지 않도록 고각으로 발사하는 등 신경을 써왔다. 일본의 반발 등을 의식해서다. 미군은 화성-12형이 괌 주변으로 날아오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로 요격할 가능성이 크다. 괌에는 발사대 3기(예비 1기 포함)로 구성된 사드 1개 포대가 배치돼 있다. 미군은 또 북한의 미사일 타격 시도로 보고 보복공격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자칫 무력충돌이 예상된다. 북한으로서도 위험부담이 커서 괌에 대한 실제 포위공격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북한은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 연합군사훈련(21~31일)을 앞두고 최근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등에 대해 반발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 비춰,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 가능성은 남아 있다. 또 남북을 가르는 육상과 해상의 군사분계선상에서 예상치 못한 기습 도발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극적으로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지난 5월5일 서해 연평도에서 가까운 장재도 방어대와 무도 영웅방어대를 시찰하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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