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KT 통신장비 반출 승인
케이티(KT)가 미국 상무부로부터 수출통제규정(EAR)에 따른 통신장비 반출 승인을 받았다고 조명균 통일부 개성공단 사업지원단장이 17일 밝혔다. 조 단장은 이에 따라 이르면 올해 안에 개성공단 시범단지 입주기업에 대한 직접 통신 서비스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자국산 부품이나 기술이 10% 이상 들어간 물품을 북한·쿠바·이란 등 6개 나라에 재수출할 경우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는 수출통제규정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최장 20년 동안 대미 수출을 금지하는 등 고강도 제재를 한다.
케이티는 지난 7월30일 미국 상무부에 개성공단으로의 통신장비 반출 승인을 요청한 바 있다.
케이티가 이번에 통신장비 반출 승인을 받음으로써 직접적으로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불편이 해소되고, 통신 요금이 크게 낮아져 입주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시범단지 입주 기업들은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에 있는 2대의 국제전화로 남쪽과 연락을 해왔다. 직통 전화가 연결되면 통신 요금은 현재 분당 2.3달러(약 2380원)에서 40센트로 대폭 낮아진다.
이번 반출 승인은 개성공단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에는 3년 안에 1천여 기업이 들어설 예정인데, 노동집약적인 기업 외에 통신장비가 더 많이 필요한 기업들도 입주할 것이다. 게다가 기존 입주 업체들도 설비를 최신형으로 교체해야 한다. 최신 설비 가운데 미국산 부품이나 기술이 들어가지 않은 게 거의 없는 만큼, 이번 반출 승인은 물꼬를 튼 셈이 된다. 개성공단 관계자들은 그동안 “이번에 승인을 받지 못하면 개성공단이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며 속앓이를 해왔다.
이밖에 이번 승인으로 남북 간 통신교류가 촉진되면 인터넷 등에 대한 북쪽의 개방도 기대할 수 있다. 조 단장은 “앞으로 북쪽과 협의해 이동통신과 인터넷의 개통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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