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12형·무수단 추정…일본언론 “비행중 3조각 분리”
북한이 29일 오전 5시57분께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2700여㎞를 날았다. 평양 북쪽 순안 일대에서 동쪽 방향으로 발사됐으며, 일본 상공을 지나 에리모곶 동쪽 1180㎞ 거리의 북태평양에 떨어졌다.
미사일 비행거리만으로 보면 준중형미사일(MRBM·사거리 1000~3000㎞)에 속한다. 그러나 최대고도가 550여㎞였던 것으로 보면 정상 각도가 아닌 저각으로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정상 각도로 발사했을 경우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사거리 3000~5500㎞) 사거리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중거리탄도미사일로 본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화성-12’형이나 ‘무수단’ 미사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무수단은 사거리 3000㎞ 안팎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무수단은 그동안 8차례 시험발사해 7차례 실패한 미사일이다. 지난해 10월 이후에는 발사한 적이 없다. 북한이 그런 무수단을 다시 들고나왔다면, 그 배경이 주목된다.
화성-12형은 지난 5월 시험발사에서 정점고도 2000㎞ 이상, 비행거리 787㎞의 놀라운 성능을 선보인 바 있다. 국방부는 당시 화성-12형이 정상 각도로 발사됐으면 사거리가 4500~5000㎞일 것이라고 국회에 보고했다. 그러나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의 사거리 2700㎞는 화성-12형의 사거리에 훨씬 못 미친다. 북한이 추진제의 연소를 중도에 차단할 순 있지만, 그럴 이유가 무엇인지는 의문이다. 합참은 북한이 순안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어디서나 기습 발사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탄도미사일이 비행 중 3조각으로 분리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그것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분석 중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분석이 끝나야) 판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합참 관계자도 “정밀 분석을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