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12형’ 세번째 시험발사 유력
19분간 비행 뒤 북태평양에 떨어져
정점고도 770㎞…저각 발사 가능성
19분간 비행 뒤 북태평양에 떨어져
정점고도 770㎞…저각 발사 가능성
북한이 15일 시험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3700㎞로, 지난달 29일 시험 발사 때보다 비행거리를 1천㎞나 늘렸다. 이날 한국 합동참모본부와 일본 방위성의 발표를 종합하면, 북한 미사일은 아침 6시57분 발사돼 19분간 비행한 뒤 일본 홋카이도 에리모곶 동쪽 약 2200㎞ 북태평양 해상에 떨어졌다. 정점고도 770㎞다. 북한이 이번에 미사일을 발사한 순안에서 괌까지의 거리는 3400㎞다. 북한은 이번 발사로 기술적으로 괌 타격 능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군당국은 이번 미사일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이상”이라고 추정했다. 구체적인 미사일 종류 등에 대해선 “추가 분석 중”이라며 입을 닫았지만, 사거리와 정점고도 등으로 미뤄 화성-12형일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지난달 29일에도 이번 발사 장소와 같은 순안 비행장 일대에서 화성-12형을 발사했다. 당시 화성-12형은 일본 상공을 넘어 2700여㎞(정점고도 550㎞)를 날아 북태평양 해상에 떨어졌다. 국방부는 당시 국회에 북한이 화성-12형을 “‘정상각도, 약 2분의 1 사거리’로 시험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이번에 발사된 탄도미사일의 사거리와 정점고도 간의 비율은 지난달 29일 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약 5:1이다. 통상 탄도미사일이 정상각도로 발사될 때 사거리와 정점고도의 비율은 3~4:1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준에 비춰 보면,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의 정점고도는 정상각도 발사 때 예상되는 900~1200㎞에 조금 못 미친다. 이런 이유로 저각 발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미사일은 북한 탄도미사일로는 가장 멀리 날아간 것이다. 과거 북한의 ‘은하 2호’나 ‘은하 3호’가 탑재체 등을 위성궤도에 올리지 못하고 태평양 먼바다에 떨어뜨린 적이 있지만, 이는 탄도미사일이라고 보기 어렵다.
미국에서는 북한이 괌을 실제 타격할 수 있는 확률은 10% 미만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참여 과학자 모임’의 미사일 전문가 데이비드 라이트는 이날 누리집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괌에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점에서 이번 미사일의 사거리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화성-12형 미사일의 발사 및 재진입 단계에서의 유도·통제 기술 부족 탓에 현 단계에서 괌 기지를 파괴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정도 사거리의 화성-12형 미사일의 오차 반경은 5~10㎞ 또는 그보다 넓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이 최근 핵실험에서 보여준 150㏏의 폭발력을 지닌 탄두를 장착하더라도 괌 공군기지를 파괴할 수 있는 확률은 10% 아래”라고 분석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워싱턴 도쿄/이용인 조기원 특파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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