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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중-러 협력 가속…북핵 난제에도 ‘신북방정책’ 진전 가능”

등록 2017-10-26 21:51수정 2017-10-26 22:14

대담: 중·러의 전략적 협력과 한반도

푼살마 오치르바트 몽골 초대 대통령
바실리 미헤예프 러시아과학원 부원장
사회: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유라시아 신냉전 오나
“러·중-미, 냉전때처럼 이념차 없어”
“평화적 협력·발전 새 길 찾아야”

북핵문제 전망
“북한 먼저 핵무기 사용하진 않을 것”
“체제 위협 초래할 핵포기도 없을 것”

문 대통령 신북방정책은
“북, 핵·경제 병진노선…협력논의 가능”
“러와 공동사업, 정치적 방해요인 없다”

유라시아 대륙의 지정학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 중국은 경제발전이 더딘 서부 일대 개발을 위해 옛 실크로드를 매개로 한 이른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상대적으로 낙후한 동북방 지역 개발을 위한 ‘신동방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다. 여기에 4300㎞에 이르는 광활한 국경을 맞대고 있는 두 나라는 최근 교통·물류·자원·에너지 등 분야에서 전면적인 협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경쟁과 갈등의 요소는 잠재돼 있지만, 중·러가 주도해 만들어내고 있는 유라시아의 협력과 통합 기조는 새로운 국제관계의 흐름을 끌어내고 있다. 이를 통해 세계질서의 지정학적인 패권의 중심이 유라시아 중심지대로 옮겨오고 있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북핵이란 ‘덫’에 걸린 한반도 정세는 지난 20여년 동안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자관이 26일 오전 부산 해운대 부산 해운대 아펙(APEC) 누리마루에서 열린 2017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에서 `중·러의 전략적 협력과 한반도'를 주제로 한 대담을 이끌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자관이 26일 오전 부산 해운대 부산 해운대 아펙(APEC) 누리마루에서 열린 2017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에서 `중·러의 전략적 협력과 한반도'를 주제로 한 대담을 이끌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유라시아의 지정학적 격변 속에 북핵이란 난제까지 마주한 문재인 정부는 어떤 관점에서, 누구와 어떻게 협력해야 할 것인가? 26일 부산 누리마루 아펙 하우스에서 열린 제13회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 개막 대담의 주제로 ‘중·러의 전략적 협력과 한반도’를 정한 이유다.

대담에 사회로 나선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푼살마 오치르바트 몽골 초대 대통령과 바실리 미헤예프 러시아과학원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원 부원장에게 크게 세가지를 물었다. 문 특보는 먼저 “최근 흐름을 보면 북핵 문제를 중심으로 유라시아에 새로운 냉전 구도가 생길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짚었다. 실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최근 한반도 정세는 북·중·러를 중심으로 한 북방 3각과 한·미·일을 중심으로 한 남방 3각이 충돌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오치르바트 전 대통령은 “냉전체제는 이제 종결됐으며, 더 이상 냉전의 요소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평화적 협력과 발전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며 “이는 동북아를 포함한 전세계에 적용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헤예프 부원장은 “러시아·중국과 미국 간에는 과거 냉전 때처럼 이념적 차이가 없다”며 “다만 다양한 지역 문제에서 자국의 정치적 이익을 어떻게 얻느냐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이 대립을 유발할 순 있다”고 말했다.

바실리 미헤예프 러시아과학원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원 (IMEMO)부원장이 26일 부산 해운대 아펙(APEC) 누리마루에서 열린 2017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바실리 미헤예프 러시아과학원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원 (IMEMO)부원장이 26일 부산 해운대 아펙(APEC) 누리마루에서 열린 2017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한반도 지정학의 족쇄가 된 북핵 문제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오치르바트 전 대통령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선제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다. 북한이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는 건 자살행위이며 북한이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핵은 미국과 한국에 대한 위협용이며, 실제 사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핵폐기 가능성과 관련해선 입장이 엇갈렸다. 미헤예프 부원장은 “북한은 헌법은 물론 지난 10월 초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등을 통해 ‘미국 수준의 핵전력 확보’를 내걸었다”며 “북한의 핵 포기는 헌법과 국가 정책목표 위반이자, 김정은 체제에 위협을 초래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미국의 체제안전보장 약속과 핵무기를 맞바꾸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오치르바트 전 대통령도 “북한이 가까운 시일 안에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심리 때문에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제안을 하기 전에는 지금과 같은 정책을 유지하려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정치도, 정책도 사람이 하는 것이다. 정세가 바뀌면 정책도 달라질 것”이라며, 북한이 지금과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러시아 극동지역과 중국 동북 3성, 중앙아시아와 몽골 등 유라시아 지역 국가들과의 경제협력 활성화를 뼈대로 한 ‘신북방정책’ 구상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극동에서 경제협력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 북한도 이에 참여하는 것이 이익임을 깨닫게 될 것이며, 그것이 핵 없이도 평화롭게 번영할 수 있는 길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푼살마 오치르바트 몽골 초대 대통령이 26일 부산 해운대 아펙(APEC) 누리마루에서 열린 2017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푼살마 오치르바트 몽골 초대 대통령이 26일 부산 해운대 아펙(APEC) 누리마루에서 열린 2017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북핵 상황이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신북방정책은 실현이 가능할까? 오치르바트 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구상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핵-경제 병진 노선을 천명하고 있다. 북 입장에서도 경제협력에 대해선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며, 충분히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헤예프 부원장은 “북극항로 등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참여하는 프로젝트를 비롯해 몽골-중국-러시아 등 다자간 협력도 전망있고 가능한 일”이라며 “이에 대한 정치적 방해요인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연결하는 사업이나 가스관 연결사업 등 대규모 프로젝트는 현재로선 불가능한 상태”라며 “북한이 중국식 시장개방과 민주적 개혁을 하는 경우에만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산/강태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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