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모습. <한겨레>자료사진
하급 전사로 추정되는 북한군 1명이 13일 오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남으로 넘어왔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군 1명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지역 북측 판문각 전방에 위치한 북한군 초소에서 자유의 집 방향으로 귀순했다”며 “귀순한 북한군은 귀순시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팔꿈치와 어깨 등에 부상을 입어 유엔사 헬기를 이용해 후방으로 긴급 후송해 치료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날 북한군 병사는 오후 3시 31분께 우리 군 경계병들에 의해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50m 떨어진 남쪽 지역에 쓰려진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자는 “경계병들이 북한 지역에서 수발의 총성이 들려 내다보니 북한 병사 1명이 우리 측 자유의 집 서쪽 방향 공터에 쓰려져 있었다”고 말했다.
군 경계병들은 오후 3시56분께 이 북한 병사에게 포복으로 접근한 뒤 자유의 집 뒤 편 안전한 장소로 끌고 왔다. 군 당국자는 “우리 경계병들이 이 북한 병사를 데려오는 동안 북한군 쪽에서 아무 반응이 없었다. 남북간 교전이 없었다”며 “우리 경계병들이 들은 총성은 판문점 북측지역에서 북한 경비병들이 귀순을 시도하자 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북한군 병사는 귀순 당시 북한 하급 전사 군복을 입고 있었으며 비무장 상태였다. 군 당국은 이 병사에 대한 치료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 병사의 이름과 계급 등 신원과 남쪽으로 넘어오게 된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서 남으로 내려오는 사례는 해마다 발생하지만,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월남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1967년 3월 북한 <중앙통신> 부사장이던 이수근이 남북 군사정전위원회 취재 차 판문점에 왔다가 북한 경비병의 총격을 뚫고 남쪽으로 넘어온 적이 있다. 또 1998년 2월엔 북한군 변용관 상위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으로 귀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2007년 9월에도 북한군 병사가 판문점으로 넘어온 적이 있으나 언론에 공개되진 않았다”며 “판문점을 통한 귀순은 10년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여 경계태세를 강화한 가운데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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