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2015년 8월5일 오전 북한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해 맹경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의 영접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9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는 맹경일 통일전선부(통전부) 제1부부장이 ‘지원단’ 자격으로 참여했다. 맹 부부장은 북한의 대남라인 핵심으로 꼽히는 인물이어서 그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통전부는 북한 노동당의 대남사업 핵심부서로, 남북관계, 대남전략·전술 업무를 실질적으로 총괄 조정·통제하는 일을 한다. 남쪽으로 치면 국가정보원의 대북업무 기능을 하는 셈이다.
맹 부부장은 참여정부 시절이던 2005~2007년 17~21차 남북 장관급회담 북쪽 대표로 나서는 등 남북 당국대화에서 비중 있는 구실을 해왔다.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는 김기남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양건 노동당 통전부장 등과 함께 특사 조의사절단으로 서울을 찾았다. 2015년 8월에는 3박4일 동안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의 방북을 직접 수행하기도 했다.
맹 부부장은 이날 ‘지원단’ 자격으로 참여했지만, 전문가들은 맹 부부장이 평양 본부와 판문점 회담 대표단을 연결하며 소통을 돕는 ‘현장 상황실장’ 구실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차관급인 맹 부부장이 대표단이 아니라 지원단에 속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남북 공동합의문을 만들 때 (북쪽 입장에서) 최종적으로 손질을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쪽 대표단은 이날 군사분계선을 몇차례 도보로 넘나들며 회담을 이어갔다. 북쪽 대표단은 오전 9시29분 판문각에서 나와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넘어왔다. 북쪽 대표단은 오후 1시께 점심식사를 위해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 통일각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넘어와 4+4, 3+3 회담 등을 이어갔다. 판문점/공동취재단,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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