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52H가 16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착륙한 뒤 이동하고 있다. 미 태평양공군사령부 누리집 갈무리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52H 6대가 괌에 전진배치됐다. 최근 스텔스 폭격기 B-2의 괌배치와 항모 ‘칼빈슨’의 출항 등과 함께 한반도를 겨냥한 군사 조치로 보인다.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 국면이 조성된 상황에서 추진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16일 누리집에 “B-52H 6대와 약 300명의 요원들이 루이지애나 벅스데일 공군기지에서 괌의 앤더슨 공군 기지에 전개됐다”며 “이들은 미 태평양사의 ‘폭격기 지속배치’(CPB) 임무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공군은 B-52H가 이 지역에 배치된 것은 2016년 7월 이후 1년 7개월만이라고 밝혔다. 미 공군은 이달 말쯤 괌에 배치돼 있는 제37 원정폭격기 대대 초음속폭격기 B-1B 랜서의 임무를 넘겨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괌에 언제까지 배치될지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미군은 앞서 지난 11일 스텔스 폭격기 B-2 3대의 괌 배치를 공개했으며, 7일엔 미 3함대 소속 항공모함 ‘칼빈슨’이 서태평양을 향해 샌디에고를 출항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여기에 <뉴욕타임스>는 14일(현지시각) 미군이 평창올림픽 기간 더 많은 특수부대를 한반도에 파견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전쟁 대비 훈련도 실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군의 이런 움직임은 한반도에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회담이 개최되는 등 대화국면이 조성되는 상황에서 일어난 것이어서 이례적이다. <에이피>(AP)는 이에 대해 “평창올림픽 동안 안보 위협이 없도록 하면서 동시에 한·미 연합훈련의 연기가 유약함의 신호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평양에 보내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북한이 미군의 이런 군사적 조치에 통상 반발해왔다는 점에서 최근 조성된 남북대화 국면에 악재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태평양공군사는 이번 B-52H의 괌 배치에 대해 “지역 동맹국과 파트너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전력 투사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번 전진배치는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과 파트너들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공약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B-52는 B-2, B-1B와 함께 미국의 3대 중폭격기다. 특히 B-52와 B-2는핵무기를 탑재하는 미군의 핵심 공중 핵전력이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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