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맨 왼쪽)이 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해군2함대에서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뒤 사망한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왼쪽 셋째), 탈북자 지성호씨(왼쪽 넷째) 등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방한 이틀째인 9일 북에 억류됐다 귀국한 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친과 함께 천안함이 전시된 경기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를 찾아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을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북한을 “시민을 감옥에 가두고 고문하고, 가난하게 만드는 체제”라고 비난했다. 펜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신해 평창겨울올림픽 축하를 위해 방한했지만,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연일 대북 강경 발언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펜스 부통령은 2010년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인 천안함이 전시된 해군2함대 사령부에 이날 낮 12시께 도착했다. 그는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김병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과 함께 서해수호관, 천안함 기념관 등을 둘러봤다. 이어 해군2함대 안에 마련된 면담장에서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인 프레드 웜비어와 함께 지성호씨 등 탈북민 4명을 만났다.
그는 “여러분이 자유를 갈구하는 수백만명의 사람들을 대변한다”며 “북한에는 포로수용소가 있고, 북한 사람 70% 이상이 식량 지원이 없으면 생존을 못 하고, 아이들이 영양실조로 고통받는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또 탈북민들의 경험담을 듣고 난 뒤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 북한의 잔인한 독재 정권이 ‘감옥 국가’보다 더 하고, (탈북민들이) 증언한 것처럼 북한은 그들의 시민을 감옥에 가두고, 고문하고, 가난하게 만드는 체제”라며 북한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앞서 펜스 부통령은 일본에서도 대북 강경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은 펜스 부통령이 지난 8일 일본 요코타 기지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올림픽 성화가 꺼지면 대북 관계 해빙도 끝나기를 원하고 있다”고 자신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로긴은 또 펜스 부통령이 “우리는 올림픽 후에도 북한을 경제적, 외교적으로 계속 고립시켜나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로긴은 이어 현재 트럼프 행정부 내에 정책 균열이 있으며, 백악관의 메시지는 일관되게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라는 반면 국무부는 ‘대화의 입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올림픽 외교’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찾고 있는 입구를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지원 기자,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외교부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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