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통신 “남조선 문재인 대통령과 따뜻한 인사 나눠”
노동신문 “김여정 동지, 문 대통령 내외와 악수”
‘돌출 행동’ 펜스 미 부통령은 “대결모략” 맹비난
노동신문 “김여정 동지, 문 대통령 내외와 악수”
‘돌출 행동’ 펜스 미 부통령은 “대결모략” 맹비난
북한 매체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과 평창겨울올림픽 개막식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전날 개막식 축하 리셉션에 사실상 불참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행태에 대해선 강도높게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상임위원장이 올림픽 개막식에 앞서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한 리셉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다고 10일 보도했다. 통신은 “김영남 동지가 9일 제23차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 개막식을 앞두고 진행된 환영행사에 참가하여 남조선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며 “김영남 동지는 문재인 대통령과 따뜻한 인사를 나누고 기념촬영을 하였다”고 전했다. 통신은 김 상임위원장과 문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과 헤드 테이블에서 건배하는 모습, 문 대통령 부부와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등을 담은 사진도 누리집에 올렸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도 이날치 1면과 2면에 걸쳐 북쪽 고위급대표단의 방남과 올림픽 개막 소식을 자세히 보도했다. 신문은 1면 하단에 고위급 대표단의 평양 출발 장면과 인천공항에 도착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만난 모습 등을 사진과 함께 전했다.
또 2면에선 “제23차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가 남조선 평창에서 개막되었다. 고위급대표단 단장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김영남 동지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여정 동지가 개막식장 주석단에 자리잡았다”며 “개막식에는 우리 고위급대표단 성원들과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예술단, 응원단 그리고 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의 응원단이 참가하였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또 “아리랑 노래 선율이 울리는 가운데 통일기(한반도기)를 앞세운 북과 남의 선수들이 개막식장에 들어서자 환성과 박수갈채가 터져 올랐다”며 “김영남 동지와 김여정 동지,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모두 일어나 손을 흔들며 북과 남의 선수들에게 인사를 보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김여정 동지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악수를 하며 따뜻한 인사도 나누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문은 이날치 6면 머리에 ‘신성한 올림픽까지 대결모략에 악용하는 비열한 추태’란 제목의 개인 필명 논평을 싣고, 방한 중인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반북행보’를 맹비난했다. 펜스 부통령은 9일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한 환영 리셉션에 뒤늦게 나타났다가 주빈석에 앉지도 않은 채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뺀 나머지 정상들과 악수를 한 뒤 곧바로 퇴장하는 ‘돌출 행동’을 해 입길에 오른 바 있다.
신문은 “미국 부대통령 펜스가 올림픽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반공화국 대결모략 광기를 부려대어 내외의 비난과 규탄 세례를 받고 있다”며 “존엄 높은 우리 정권을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악설로 꺼리낌 없이 모독하는 광대극까지 벌려놓았다”고 주장했다. 또 “남조선 당국에는 행각 기간 북측 인사들과 동선이 겹치지 않게 해달라고 희떠운 수작까지 늘어놓으면서 누가 저들과의 대화에 목말라하는 듯이 여론을 퍼뜨리며 날이 갈수록 유지하기 어렵게 되어가는 미국의 체면을 세워보려고 어리석게 놀아댔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이어 “우리가 남조선에 고위급대표단을 파견한 것은 결코 사람 값에도 못가는 미국 것들을 만나 조미(북미) 대화의 선이나 연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미국처럼 올림픽과 같은 체육축전까지 정치적 목적에 악용하는 비열하고 너절한 짓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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