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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100만명이 평화침목 기증하면 한반도에 큰 변화 올 것”

등록 2018-03-15 18:33수정 2018-03-16 07:53

[짬] ‘평화철도’ 이끄는 권영길 정성희씨

18일 발족하는 평화철도 상임대표와 집행위원장을 맡은 권영길 나살림 대표(왼쪽)와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장.
18일 발족하는 평화철도 상임대표와 집행위원장을 맡은 권영길 나살림 대표(왼쪽)와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장.

“2017년 민주화의 촛불을 들어서 민주주의를 꽃피운 것처럼, 이제 평화의 촛불을 들어서 한반도 평화를 이룩할 때입니다.”

권영길(77) ‘사단법인 나아지는 살림살이’(나살림) 대표가 힘주어 말했다. 권 대표와 인터뷰를 하면서 무엇보다 우선 그의 힘찬 목소리가 반가웠다. 언론인, 노동운동가, 진보 정치인 등으로 한국 사회의 민주화와 노동자들의 권익 증진을 위해 애써오던 그의 목소리를 2014년부터 들을 수 없었다. 전신이 붓는 ‘물집천포창’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힘든 투병생활을 해왔기 때문이다. 3년의 투병생활을 끝내고 지난해 하반기 몸을 어느 정도 추스르게 되자 곧바로 ‘한반도의 미래를 위한 일’을 다시 시작한 것이다.

권 대표가 말한 ‘평화의 촛불’은 오는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발족식을 하는 ‘평화철도’를 가리킨다. 그가 상임대표를 맡은 ‘평화철도’는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대중적 통일운동기구다. ‘한 사람이 만 원씩, 열 사람이 침목 하나씩, 100만명의 힘으로 휴전선 구간에 평화침목·통일철길을 깔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발족식 준비에 바쁜 권 대표와 ‘평화철도’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성희(58) 소통과혁신연구소장을 지난 14일 서울 지하철 3호선 대청역 인근에서 만났다.

권 상임대표는 ‘평화철도’ 운동이 필요한 이유로 “전체 한국 국민들이 평화에 대한 인식을 정확히 하고, 평화가 일자리이고, 평화가 밥이라는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지금도 이런 활동을 하는 단체는 많은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는 답이 돌아왔다. 지금까지 활동들은 거칠게 말하면 ‘평화 따로, 번영 따로였다는 것이다. “평화협정 등을 중심으로 하는 평화담론에는 ‘밥’이 없습니다. 또 경협을 중심으로 하는 번영담론 쪽에선 정치 문제를 소홀히 대하곤 합니다.” 말문을 뗀 정성희 집행위원장은 “이런 평화담론과 번영담론이 이어질 때 국민들이 통일에 대해 뜨겁게 관심을 보이고 실천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본다. 정 집행위원장은 평화담론과 번영담론의 연결고리로 ‘노동자’를 꼽았다.

“(평화철도 설립 논의) 초기에 한국철도 노동자들과 차량을 만드는 로템 노동자들의 문제제기가 있었어요. 남북 단절로 밥그릇이 줄어드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고속철도만 해도 중국은 날로 발전해가는데, 우리는 대륙으로 연결되는 길을 잃은 탓에 이제 일거리를 놓아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가 됐죠.” 노동자들이 누구보다 강하게 남북 간의 평화가 밥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평화철도’는 노동자들만의 조직은 아니다. 평화와 번영은 모든 사람들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공동대표단에도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포함해 학계, 종교계, 농민 단체 등에서 다양한 이들이 참여하고 있다.

국회 의원회관서 18일 발족
상임대표와 집행위원장 맡아
권 이사장 투병 3년만의 ‘복귀’

‘한 사람 만원, 열 사람 침목 하나씩’
휴전선 구간에 통일철길 깔자 목표
“평화는 일자리이자 밥”

권 상임대표는 “출범식 뒤 추진될 전국 16개 시·도 지부 건설에서도 노조만이 아니라 생협과 교회 조직, 전농과 한농연 등 농민조직, 각 대학 총학생회 등이 참여할 것”이라며 “이 조직들을 밑돌로 삼고, 여기에 일반 시민들이 결합하는 방식으로 100만 침목기증운동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철도’는 통일부에 대북주민접촉신청도 곧 낼 계획이다. 북한 당국과 평화철도 사업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권 대표는 “철도를 까는 것은 정부 당국 주도로 하겠지만, 북한 당국에 북측 비무장지대 등은 남쪽 동포들의 정성을 모은 침목으로 깔자고 제안할 계획”이라고 설명한다. 정 집행위원장은 1999년 8월 민주노총 대변인 시절 평양에서 열린 ‘제1회 남북 노동자대회’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

‘평화철도’는 또 ‘남북종단철도와 대륙열차 기행’을 포함해 다양한 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다. 전국 각 지역에서 출발해서 현재 남한 최북단 역인 경의선 도라산역이나 경원선 백마고지역을 탐방하거나,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고 이르쿠츠크까지 가는 프로그램도 기획중이다. ‘평화철도’는 모든 기행 때 열차를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열차 안에서 전문가 강의나 동영상 관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권 상임대표는 이렇게 국민들의 평화·번영 열기를 모아나가면 오는 4월말에 열릴 남북정상회담도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6·15 정상회담 뒤 2000년 9~11월 3개월간 벌였던 경의선 철도 복원을 위한 침목기증운동에 1만3226명이 참여했죠. 침목 기증자가 100만명이 된다면 정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입니다.” 이런 말도 했다. “처음엔 몇천명이 될 수 있지만, 그 몇천명이 다시 수만명이 되고, 마침내 100만이 넘어설 때 그 바람은 한반도를 평화와 번영으로 이끄는 강력한 힘이 될 것입니다.”

한반도가 평화·번영의 길로 달리도록 할 강력한 새 기관차가 막 플랫폼을 출발하고 있다.

글·사진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평화철도의 주요 인사들

고문 박인상 한국노총 지도위원 천영세 민주노총 지도위원 이부영 동아시아평화회의 운영위원장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 (각계 원로 추가 예정)

공동대표 권영길 나살림 이사장,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대표,양재덕 전국실업극복단체연대 이사장,나핵집 KNCC 화해통일위원장, 노정선 YMCA 평화통일행동협의회 공동대표,박창일 천주교 예수성심 전교 수도회 신부,최순영 17대 국회의원 (전 YH지부장),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최영찬 빈민해방실천연대 공동대표 (농민 등 각계 대표 추가예정)

자문위원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대표,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이병록 예비역 해군 제독,진천규 재미언론인(전 한겨레신문 기자),로저세퍼드 백두대간 남북 종주 산악인,이계환 통일뉴스 대표, 오기현 한국PD연합회 통일특위장,김종필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전 성 변호사/접경지역미래발전연구소 소장, 석영철 경남청년내일센터 자문위원 등(각계 전문가 추가 예정)

집행위원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민주노총 전 대변인, 안재환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부이사장,백선기 사)부천시민교육센터 이사장,정용일 민족21 전 편집국장,이진석 화백/통일뉴스 만평작가, 정광호 한국노총 사무처장,강철 철도노조 위원장, 김재갑 금속노조 현대로템 지회장, 백대진 한국노총 조직본부장, 남윤호 진보청년연대 대표 등(부문 및 주요 단체 추가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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