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오전 판문점 북쪽 지역인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 함께 입장하고 있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4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첫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남북 고위급회담이 29일 오전 10시3분께 판문점 북쪽 지역인 통일각에서 시작됐다. 오전 전체회의는 50분 만인 10시53분께 마무리됐다.
이날 아침 7시반 께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출발한 남쪽 대표단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통일각에 들어선 것은 9시34분께. 현관 로비에서는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김명일 조평통 부장 등 북쪽 대표단이 남쪽 대표단을 맞았다. 리지난 1월9일 열렸던 첫 남북 고위급회담의 양쪽 수석대표로 마주했던 조 장관에게 리 위원장은 “오시느라 수고했다”며 인사를 건넸다. 조 장관이 “평양에서 내려오는 길은 편안하셨나”고 묻자 리 위원장은 “서울에서 만나고 여기서도 만나고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지난 2월 평창올림픽 계기 방남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일원으로 또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방남 때도 내려와 조 장관과 만남을 이어간 바 있다.
인사를 마친 양쪽 대표단은 곧바로 전체회의에 들어갔다. 회의에 앞서 먼저 모두발언을 한 건 리 위원장이었다. 조 장관의 통일각 방문 횟수를 언급하며 말을 이어간 리 위원장은 통일각의 의미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누구나 할 수 없이 감회에 젖어있다”며 “왜냐하면 통일각이 판문점이 민족분열의 상징 아니냐. 민족분열의 상징인 판문각에 다름 아닌 통일각이 세워져 있기 때문에 그 의미, 그 뜻이 깊다고 사람들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각 안에서 열린 회담은 모두 잘됐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남측 대표단 선생들의 표정이 밝은 것을 놓고 봐도 그렇고, 통일각에서 진행된 과거 회담을 염두에 봐도 그렇고 회담이 잘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장관은 통일각과 평화의집을 오가며 회담을 하고 있는 상황을 상기하며 1월 열린 첫 고위급 회담을 회상했다. 조 장관은 “(1차 회담 때) 드린 말씀이 ‘우리가 첫술에 배가 부르랴’‘시작이 반이다’”였다며 “지금까지 3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이지만 이 기간 중에 진행된 여러가지 남북 간의 일들을 보게 되면 시작이 반이라는 말 이상의 좋은 성과들이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동시에 첫술에 배가 부르랴 하는 그런 초심, 우리가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기보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잘 해나가야 한다는 마음도 다시 한번 오면서 다짐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늘 회담도 그렇고 앞으로 진행되는 것들이 우리 북과 남의 최고지도자들의 어떤 결단에 의해서 모든 것들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 수뇌회담이 잘 성과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성의를 다해서 협의를 해야 되겠다는 말씀도 다시 한번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리 위원장은 “80여일 동안에 일찍이 북남관계에서는 일찍이 있어 본 적이 없는 그런 사변적인 일이 많이 생겼다”며 “조선 속담에 있는 것처럼 같이 마음을 맞추고 뜻을 맞추고 노력과 힘을 합쳤기 때문에 이번에 평창을 비롯해서 민족사에 남을만한 그런 기록들이 옳게 이뤄졌다고 저는 생각한다”며 남쪽에 감사의 뜻도 전했다.
오전 전체회의는 50분 만에 끝났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상회담 일자 등에 대해 상호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밝혔다. 양쪽 대표단은 이후 공동보도문 작성을 위한 대표 접촉을 진행하게 된다.
공동취재단,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