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 137명·남 190여명
가장 큰 규모에 내용도 파격
문 대통령-김정은 위원장 관람
전례 없던 등장, 분위기 더 고조
가장 큰 규모에 내용도 파격
문 대통령-김정은 위원장 관람
전례 없던 등장, 분위기 더 고조
남북의 문화·예술 교류는 그간 남북관계의 ‘온기’를 확인할 수 있는 가늠자 구실을 해왔다. 올해 2월과 4월, 서울·강릉과 평양을 오가며 이뤄진 남북 예술단의 공연은 규모, 형식, 내용 등에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단 양쪽 예술단의 규모가 ‘역대급’이었다. 지난 2월 평창겨울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서울·강릉에서 두차례 공연을 펼친 북쪽 예술단은 모두 137명이었다. 이번달 평양에서 공연한 남쪽 예술단은 190여명 규모로 꾸려졌다. 분단 이래 첫 남북 문화교류로 꼽히는 1985년 ‘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및 예술공연단 교환방문’ 당시 남북의 각 예술단 규모는 제작진과 출연진을 합해도 50명 정도였다. 여러 가수가 예술단을 이뤄 방북한 가장 대규모 사례였던 2002년 문화방송(MBC) 평양 특별공연(181명)과 비교해도 이번 공연 규모가 더 크다. 북한 예술단이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공연한 것도 처음이다.
가장 돋보이는 대목은 남북의 최고위급 인사가 공연을 관람했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11일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공연이 열린 국립극장을 직접 찾았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역시 지난 1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쪽 예술단의 첫 공연에 깜짝 등장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서울에서 열린 남북) 합동공연을 봤는데, (남쪽 예술단의) 단독공연이라도 보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남북의 공연 교류 역사에서 남쪽 대통령이나 북쪽 최고지도자가 상대방의 공연을 직접 관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태도가 과거보다 유연해졌다는 점도 눈에 띈다. 과거 북한은 공연 내용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곡 선택과 관련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거나 복장 변경 등을 요구하곤 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번에 남쪽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가사나 율동 등을 바꿀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4일 “(과거엔) 곡 선정을 두고 1박2일을 싸우기도 했다”며 “이번엔 전례없이 협상이 쉽게 됐다. 특히 북한이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인 것이 아니겠냐”고 평가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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