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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 군 수뇌부, 문 대통령에 거수경례…남쪽, 김 위원장과 악수만

등록 2018-04-27 23:12수정 2018-04-27 23:15

수행 군인들 인사법 대조적
리명수 총참모장·박영식 인민무력상
문 대통령 다가오자 경례 뒤 악수
송영무 국방, 김정은에 가볍게 목례
정경두 합참의장은 고개 꼿꼿 유지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수행단과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소개로 리명수 총참모장(오른쪽 둘째)에게 손을 내밀자 리 총참모장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판문점/한국공동사진기자단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수행단과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소개로 리명수 총참모장(오른쪽 둘째)에게 손을 내밀자 리 총참모장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판문점/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각각 공식 수행원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군인들의 인사법이 달라 비교됐다. 남쪽은 김 위원장에게 악수만 건넸고, 북쪽은 문 대통령에게 먼저 거수경례를 붙였다.

두 정상은 판문점 광장에서 군 의장대 사열 행사를 마친 뒤 양쪽 공식 수행원들을 서로 소개했다. 기다리던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앞으로 오자 악수를 하며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러나 정경두 합참의장은 고개를 꼿꼿하게 유지한 채 김 위원장과 악수했다.

반면 북쪽 인사들은 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먼저 해 대조를 이뤘다. 리명수 총참모장은 문 대통령이 다가오자 가볍게 오른손을 오른쪽 눈썹 위에 올려붙이는 예를 갖춘 뒤 악수를 했고, 박영식 인민무력상도 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먼저 한 뒤 악수했다.

남북의 이런 대조적인 모습은 처음이 아니다.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때도 북한 군인들은 남쪽의 대통령에게 모두 거수경례를 했다. 정부 당국자는 “2000년 6월에는 조명록 총정치국장과 김일철 인민무력상 등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2007년 10월엔 김일철 인민무력상 등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올린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장수 국방부 장관은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 때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목례조차 하지 않고 악수만 건네 ‘꼿꼿 장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남쪽의 이런 태도는 여전히 ‘적’인 북한의 총사령관에게 머리를 숙이거나 경례를 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송영무 장관은 지난주 사석에서 “정상회담 행사에서 김 위원장을 처음 만날 때 어떤 표정으로 어떻게 대해야 좋을지 그 방식에 대해 대략 5가지 정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을 어떻게 대할지가 그만큼 민감하고 부담스러운 문제라는 뜻이다.

그러나 군 내부에서도 이제 ‘적’이라는 이유로 경례를 하지 않는 건 지나치게 경직된 태도라는 비판적 목소리가 나온다. 군 관계자는 “군인은 전쟁 중 포로로 잡힌 적국의 군인에게도 계급이 높으면 거수경례의 예를 갖춘다”며 “북쪽 군인들이 자연스럽게 우리 대통령에게 거수경례하는 상황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우리 사회의 경직성, 편협성만 스스로 부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북한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판문점 광장에서 육·해·공 3군으로 구성된 국군의장대와 전통의장대를 사열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함께 군악대가 연주하는 ‘아리랑’과 ‘신아리랑 행진곡’, ‘위대한 전진 행진곡’ 등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의장대의 ‘받들어총’ 자세를 받으며 레드카펫 위를 걸었다.

의장대와 군악대, 기수단 등 모두 370여명이 참여한 이날 행사는 협소한 공간과 남북관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 예포 발사가 생락되는 등 약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의장 행사는 비록 약식이지만, 김 위원장을 정상국가의 지도자로 인정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이다. 앞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도 평양 방문 때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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