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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판문점에 걸린 서울-평양 시계 본 김정은 “시간부터 통일”

등록 2018-04-29 14:33수정 2018-04-29 22:01

김 위원장, 정상회담서 “평양 표준시, 서울 표준시에 맞추겠다”
북한 2015년 8월15일 일본표준시 탈피 뜻 담아 30분 늦춰
판문점에 걸려 있는 서울 표준시를 알리는 시계(왼쪽)와 평양 표준시에 맞춘 시계(오른쪽).  청와대 제공
판문점에 걸려 있는 서울 표준시를 알리는 시계(왼쪽)와 평양 표준시에 맞춘 시계(오른쪽). 청와대 제공
북한이 ‘2018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쪽보다 30분 느린 북쪽 표준 시각을 남쪽에 맞춰 바꾸겠다고 밝혔다. 남북을 구별짓던 ‘30분 시차’가 사라지면서 한반도에서 사용하는 표준시가 같아질 전망이다.

29일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울 표준시보다 30분 늦은 평양 표준시를 서울 표준시에 맞추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당일인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 위원장 부부가 환담을 할 때 이런 의사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회담이 열린 평화의집에 마련된 대기실에 각각 서울, 평양 시각을 알려주는 시계가 나란히 걸려 있었는데, 김 위원장이 이를 보고 “매우 가슴이 아팠다”며 “북과 남의 시간부터 먼저 통일하자”고 제안했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같은 표준시를 쓰던 우리(북) 측이 (30분 느린 평양시로 먼저) 바꾼 것이니 우리가 원래대로 돌아가겠다. 이를 대외적으로 발표해도 좋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이 “그저 보여주는 데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표준시에 대해 “왜 자꾸 갈라지는 것을 만드는지 모르겠다. 합치려 해야 한다. 같은 땅이고 몇 미터 걸어왔을 뿐인데 시간이 왜 다르냐. 오늘 합의를 만들었으니 이번 기회에 시간을 통일하자”고도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29일 전했다.

이와 관련해 윤영찬 수석은 “표준시 통일은 북측 내부적으로도 많은 행정적 어려움과 비용을 수반하는 문제임에도 김 위원장이 이렇게 결정한 것은 국제사회와의 조화와 일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이자, 향후 예상되는 남북, 북-미 교류협력의 장애물을 제거하겠다는 결단이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 2015년 8월15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제 잔재 청산 차원에서 당시 사용하던 일본 표준시(동경 135도)를 실제 한반도를 기준으로 한 동경 127.5도에 맞게 30분 늦춘 바 있다. 당시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조국 해방 70돌을 맞으며 피로 얼룩진 일제의 백년죄악을 결산하려는 조선 군대와 인민의 의지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랬던 북한이 한국처럼 일본 표준시를 따르겠다고 밝히면서 북한이 일본과의 적대적 관계도 개선시키겠다는 의지를 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도쿄에서는 태양이 정중앙에 있는 시각이 낮 12시이지만, 한국은 12시30분에 해가 정중앙에 뜬다. 1908년 대한제국이 서양식 시간대를 처음 도입할 때는 표준시를 동경 127.5도에 맞췄지만, 일제 강점기(1912년)에 일본 표준시로 바꿨다. 1945년 해방 뒤 일제 잔재 청산 목적으로 다시 127.5도로 변경했지만, 1961년 시차 환산 편리성과 주한-주일 미군 작전 효율성을 위해 바꾼 뒤 일본 표준시를 따르고 있다. 보수 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2000년, 2008년, 2015년 등에 “빼앗긴 표준시를 찾아오자”며 표준 자오선을 동경 127.5도로 돌리는 법안을 제출했었지만, 통과되지 않았다. 경제·군사·항공·물류 혼란과 비용 문제 때문이었다. 표준 시간을 바꾸면서 북쪽에는 여러 불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북한이 먼저 선제적으로 표준시를 남쪽과 다시 같게 한다는 데는 우리쪽 사정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화보] 4·27 남북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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