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러시아 국경일 리셉션에 나란히 참석한 곽성규 주파키스탄 한국대사(왼쪽)와 김태섭 북한대사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주파키스탄 한국대사관 제공
“이제 한반도의 봄기운이 멀리 파키스탄까지 불어온 것 같다.”
곽성규 파키스탄 주재 한국대사는 지난 10일 김태섭 북한대사와 반가운 인사를 나눈 순간을 떠올리며 말했다. 곽 대사는 “4·27 남북정상회담이 불러온 변화”라고 17일 말했다.
남북 대사의 이번 만남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러시아 국경일 리셉션장에서 이뤄졌다. 지난 1월 부임한 곽 대사가 김 대사와 조우한 것은 이번이 다섯번째지만, 이날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담소를 나누고 기념사진까지 찍은 것은 처음이었다고 했다. 남북정상회담 뒤 재외공관에서도 남북 접촉이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지난달 30일에도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주선으로 자카르타 므르데카궁에서 김창범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와 안광일 북한대사가 손을 맞잡아 눈길을 끌었다. 앞서 남북 대화 국면이 본격화되던 지난 3월에도 재외공관에서 남북 화해 분위기가 전해졌다. 불가리아 주재 한국대사관 오찬 행사에 차건일 북한대사가 깜짝 방문했다. 차 대사는 신부남 한국대사와 대화를 나누고 방명록에는 “우리는 하나의 민족”이라며 “북남관계와 조국통일의 새 역사를 써나가게 되길 바란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