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서실장격인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30일 미국 대표단과의 협상을 마친 뒤 차량에 타고 풀러튼 호텔을 떠나고 있다. 싱가포르/EPA 연합뉴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다자 안보협의체인 샹그릴라 대화(아시아안보회의)가 1일 싱가포르에서 개막한다.
이번 회의에는 아·태 지역과 유럽 30여개 나라에서 국방부 장관과 고위 군관계자, 민간 전문가 등이 참가해 3일까지 사흘간의 일정으로 ‘미국의 리더십과 인도-태평양 안보 도전 과제’, ‘북한 위기 완화 방안’, ‘아시아의 발전된 안보질서 형성’ 등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특히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6·12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가 예고된 가운데 앞서 열리는 국방·안보 대화에서 주목된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이번 샹그릴라에 참석해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와 번영’ 제하의 연설을 한다. 송 장관은 이 연설에서 판문점에서 두 차례 열린 남북정상회담의 의의와 성과를 설명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등 정부의 일관된 한반도 정책을 밝힐 예정이다.
회의 기간 중에는 송영무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장관의 한-미 국방장관 회담, 송 장관과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의 한-일 국방장관 회담, 송 장관과 매티스 장관, 오노데라 방위상의 한-미-일 3자 국방장관회담도 열릴 계획이다. 이들 양자 또는 삼자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최근 급변하는 한반도 및 동북아의 국제 안보 상황을 점검하고 상호 협력방안 등을 모색한다. 국방부 당국자는 “지난해 샹그릴라 대화 때는 북한이 잇따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등 위협이 고조된 시기여서 한·미·일 간 양자 또는 삼자 장관회담 의제도 북핵·미사일 위협 대응 방안에 맞춰져 있었다”며 “이번엔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예고로 바뀐 상황에 맞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작을 위해 군사적 협력 방안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샹그릴라 대화는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주관으로 2002년부터 매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다자 국방·안보회의다. 회의 개최 장소의 이름을 따 샹그릴라 대화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정식 명칭은 아시아안보회의다. 매년 행사 때마다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아세안 등 아시아와 유럽의 주요국 국방부 장관과 고위 군 관계자, 민간 전문가들이 참가한다.
싱가포르/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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