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8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진해 군항에서 '2018 환태평양훈련(림팩)'에 참여하는 해군 장병이 동료와 가족에게 환송을 받으며 출항하고 있다. 해군 제공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3일 ‘림팩’(환태평양연합군사훈련·RIMPAC)과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판문점 선언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6면 개인필명의 ‘정세론 해설’에서 “얼마전 남조선 군부는 하와이 주변 해상에서 미국을 비롯한 20여개 나라들의 참가하에 벌어지는 ‘림팩’ 합동군사연습에 3척의 함정과 비행기, 700여명의 병력을 파견하는 놀음을 벌려놓았다”고 짚었다. 이어 “(남쪽은) 8월에 있게 될 ‘을지프리덤가디언’ 합동군사연습과 관련하여서도 그것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면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외신을 인용해 “(림팩이) 최근에는 조선을 가상한 ‘해상봉쇄’와 ‘해상, 수중으로부터의 강습상륙’ 연습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림팩의) 침략적 성격은 가리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역사적으로 볼 때 모처럼 마련된 북남 관계 개선의 좋은 분위기가 종당에는 싸늘한 대결의 찬서리를 맞고 사라지지 않으면 안 되였던 비극적 사태의 배경에는 언제나 남조선 호전광들이 외세와 함께 감행한 대규모적인 합동군사연급이 있었다”고 짚었다. 북쪽은 가깝게는 지난달 16일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를 이유로 남북 고위급회담을 당일 취소한 바 있다. 1991년 2월 평양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4차 남북 고위급회담도 북쪽이 팀스피리트 훈련 등을 이유로 회담을 중단해, 8개월 뒤인 10월에서야 열렸다.
북쪽은 “대화와 대결, 평화와 전쟁연습은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며 “남조선 군부는 마땅히 그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분별있게 처신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되면 반복되는 발언”이라면서 “다만 이는 수사가 아니라 북쪽이 실제적 위협이라고 생각해 (남쪽에) 물리적으로 가시적인 조처를 취하라고 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구 교수는 “(북쪽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전반적으로 조정하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쪽은 지난 1일 판문점 남쪽지역인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회담에서는 한·미 연합훈련 문제는 제기하지 않았다. 우리쪽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회담 뒤 “한·미 군사훈련 문제는 오늘 회의에서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에 “(북쪽에서 이 부분을)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개인필명으로 (군사훈련 문제는) 해결된 게 아님을 드러냈다고 보인다”며 “14일 장성급회담에서 한·미 연합훈련 문제는 의제가 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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