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 참관 등을 위해 방한한 미국 새뮤얼 그리브스 신임 미사일방어청장(왼쪽 둘째부터), 존 하이튼 미국 전략사령관,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김병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이 지난해 8월22일 경기 평택 오산공군기지에서 패트리어트3 미사일 포대 앞에서 합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한-미 군 당국이 8월에 열릴 예정이던 ‘프리덤가디언’ 군사연습을 전면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의사를 밝힌 뒤, 한-미 군 당국이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이번에 한-미 군 당국이 중단하기로 한 프리덤가디언 연습이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과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은 을지 연습과 프리덤가디언 연습을 합친 말이기 때문이다.
을지 연습이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비상대비계획을 검토·보완하고 전시 업무 수행절차를 숙달하기 위해 매년 한 차례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비상대비 훈련이다. 군·관·민이 함께 전국 주요 도시에서 실시하는 민방공 훈련, 등화관제, 야간 통금 훈련, 교통 통제 등 훈련을 말한다. 1968년 1월21일 북한 무장공비의 청와대 기습사건을 계기로 당시 대통령 지시에 따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주관 아래 7월부터 ‘태극연습’이란 명칭으로 처음 실시됐다. 을지문덕 장군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을지연습’이라는 명칭은 1969년부터 사용하고 있다.
한편, 프리덤가디언 연습은 한-미 군 당국이 합동으로 실시하는 군사연습이다. 프리덤가디언은 1954년부터 유엔군 사령부 주도로 실시한 군사연습 ‘포커스렌즈(FL·Focus Lens)’ 연습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포커스렌즈 연습은 적군으로부터 한국을 지키기 위한 지휘소 연습이다. 초반에는 포커스렌즈 연습과 을지연습을 별도로 시행했지만, 1976년부터 이 둘이 합쳐져 을지·포커스렌즈 연습이 됐고, 2008년부터는 을지·포커스렌즈연습이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이라는 명칭으로 바뀌어 현재까지 매년 실시되고 있다. 을지 연습과 프리덤가디언 연습은 분명 함께 실시되는 훈련이지만,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다르다는 얘기다.
한-미 군 당국이 이번 8월로 예정된 프리덤가디언 연습을 유예하기로 했다고 국방부가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을지연습도 함께 유예되는 것인지는 을지연습 주관기관인 행정안전부의 향후 입장 발표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19일 <한겨레>에 “(을지 훈련을) 중단한다는 얘기를 한 적도 없고, 내부적으로 그런 결정을 내린 것도 없다”며 “군사연습(프리덤가디언)과 정부연습(을지)은 다르다. 오늘 국방부가 발표하는 건 군사연습 얘기다. 일단 오늘 국방부 발표를 보고, 그것이 결정이 되면 그 이후에 추후 검토를 해서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지원 김경욱 기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