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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한미 ‘프리덤가디언’ 유예…북 비핵화 상응조처 촉진할 듯

등록 2018-06-19 22:12수정 2018-06-19 22:26

트럼프의 약속대로 한미 군사훈련 선제적으로 멈춰
정부 차원 ‘을지연습’ 중단은 미정
비핵화 순조롭게 진행되면 키리졸브·독수리훈련도 논의
“대북 군사대비 소홀” 우려에 “한미 연합방위 차질없어”
세라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8일 북한이 선의를 갖고 행동하는 한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세라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8일 북한이 선의를 갖고 행동하는 한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한·미 군당국이 애초 8월로 예정됐던 ‘프리덤가디언’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19일 공식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직후 밝힌 대북 약속에 대한 실무적 후속조치다.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을 촉진하는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방부는 이날 기자단에 보낸 문자 공지를 통해 “한미간 긴밀한 공조를 거쳐 8월에 실시하려고 했던 방어적 성격의 프리덤가디언 군사연습의 모든 계획 활동을 유예하기로 결정하였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추가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한미간 계속 협의할 예정”이라며 “후속하는 다른 연습에 대한 결정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도 이날 데이나 화이트 대변인 명의로 같은 내용의 성명을 냈다.

국방부는 과거 한-미 연합군사연습(또는 훈련)이 중단된 사례가 1990년과 1992년 두 차례라고 밝혔다. 1990년엔 남북고위급회담 개최와 미군의 걸프전 참전으로 ‘을지 프리덤가디언’ 연습의 전신인 ‘을지 포커스렌즈’ 연습을 건너뛰었고, 1992년엔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을 수용하자 한-미가 팀스피릿 훈련을 중단했다. 이번 한-미 군사연습 중단은 1992년 이후 26년 만이며, 통산 세번째인 셈이다.

19일 미 육군의 해외 기지 중 최대 규모로 알려진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아파치를 비롯한 헬기가 계류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올해 8월로 예정됐던 프리덤가디언 연습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목표로 한 북-미 대화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19일 미 육군의 해외 기지 중 최대 규모로 알려진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아파치를 비롯한 헬기가 계류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올해 8월로 예정됐던 프리덤가디언 연습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목표로 한 북-미 대화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한-미는 그동안 “북침 연습”이라는 북한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방어 목적의 연례적 훈련”이라며 연합연습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6·12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와 대화의 흐름이 급물살을 타면서 군사훈련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된 셈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프리덤가디언 연습 중단 이유에 대해 “북-미와 남북대화의 평화적인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는 데 기여하기 위한 조치”라며 “북한 쪽에서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번 연합연습 중단이 일시적 조치에 그칠지, 영속적 조치로 이어질지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이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연습 중단을 선언하면서 “북한이 선의로 협상에 임하는 한”이라는 조건을 단 것과 연관해 여지를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연합연습 재개 여부를 북한의 적극적인 비핵화를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규모 한-미 연합연습에는 이번에 유예된 프리덤가디언 연습과 함께 매년 2~3월에 열리는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 등이 있다. 프리덤가디언과 키 리졸브는 시나리오에 기반한 지휘소 연습이며, 독수리 훈련은 실제 병력과 장비가 움직이는 야외기동훈련이다. 북한은 그동안 이들 3대 연합연습 및 훈련에 극도의 반감을 보여왔다. 따라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연합연습 중단의 확대가 논의된다면, 이들 연습 및 훈련이 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이밖에 각 군별로 진행되는 연합훈련, 예컨대 한-미 연합 공중기동훈련인 ‘맥스선더’와 ‘비질런트 에이스’ 등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인 적이 있다. 특히 이들 훈련에 B-1B, B-52 등 전략폭격기나 F-22 스텔스전투기 등이 참여하면 거의 예외없이 “핵전쟁 연습” 등을 운운하는 비난성명을 내보냈다. 또 해군의 연합 해상훈련에도 미군의 항공모함이나 핵잠수함 등이 참여할 때 격렬한 반응을 보이곤 했다. 앞으로 이들 훈련은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미군 전략무기의 전개를 자제하는 등 이른바 ‘로키’(절제된 수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국방부 당국자는 “한반도 전구 차원의 대규모 연습·훈련뿐 아니라 각 군별로, 제대별로 실시되는 것까지 따지면 한-미 연합연습은 수백개가 될 것”이라며 “이들을 모두 검토 대상에 올려놓고 어떻게 할지 등을 따져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 군사연습 중단 의사를 밝힌 이후 양국에선 “대북 군사대비태세 소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최현수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연합방위에 조금의 차질도 없이 양국이 충실히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방부 당국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순 없지만, 훈련 공백이 없도록 합동참모본부를 중심으로 각 군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미 연합 군사연습인 프리덤가디언은 정부 차원의 전쟁 대비 훈련인 ‘을지연습’과 함께 진행해왔다. 정부는 이번 프리덤가디언 연습 중단을 계기로 을지연습도 중단할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을지연습의 중단 여부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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