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 이어 한국군 독자 훈련도 중단 검토
군 당국이 올해 서북도서의 실사격 훈련을 중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훈련 중지가 한·미 연합훈련에 이어 한국군 독자훈련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정부 소식통은 25일 “연평도 등 서북도서에선 정례적으로 K-9 자주포 등을 동원해 실사격 훈련을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한반도 대화 국면을 고려해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북도서를 방어하는 해병대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1~2 차례씩 연평도 등 도서지역에서 실사격 훈련을 해왔다. 군 당국자는 “통상 꽃게잡이철 등 성어기를 피해 7~8월과 11월~2월 사이에 사격을 한다”며 “훈련은 K-9 자주포와 105㎜ 견인포, 81㎜ 박격포 등이 동원돼 1~2시간 남짓 서남 방향으로 수백 발 이상 사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서북도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지역으로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높은 곳이다. 주둔 해병대가 K-9 자주포 등의 실사격 훈련을 하면 북한은 예민한 반응을 보이곤 했다. 2010년 11월 4명의 목숨을 앗아간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 당시 주둔 해병대의 실사격 훈련을 빌미로 북한이 도발한 사건이다. 한·미 연합연습인 프리덤가디언과 해병대연합훈련에 이어 이번엔 한국군 독자 훈련의 중지를 검토하는 것은 비핵화 대화 등을 앞둔 민감한 시기임을 감안한 조처로 풀이된다.
그러나 군 일각에선 잇따른 훈련 중단으로 전투대비태세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방부는 논란이 일자 “현재까지 서북도서 부대의 실사격 훈련 중지에 대해 어떠한 것도 결정한 바 없다. 군사대비태세 유지를 위해 실사격 훈련 시행 방안을 부대별 상황에 따라 검토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으나, 시행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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