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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미·독 전문가들 “북, 핵·미사일 시설 확장 속단 이르다”

등록 2018-07-03 11:54수정 2018-07-03 21:26

미국 언론의 잇단 ‘확장’ 의혹 보도에
독일 미사일 전문가·미국 핵 전문가
함흥 공사로 미사일 생산 증가 무리
영변시설도 가동 여부 판단엔 일러

노동신문 뚫어지게 보는 평양시민들. AP 연합뉴스
노동신문 뚫어지게 보는 평양시민들. AP 연합뉴스
미국 언론들이 잇달아 북한이 핵·미사일 시설을 확장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핵·미사일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 마르쿠스 실러 박사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 중에도 핵심 미사일 제조공장을 확장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최근 미국 언론의 보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가 2일(현지시각) 전했다. 실러 박사는 “인공위성 사진을 보면 지난해 8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문했던 공장”이라면서 “당시 이미 이 공장을 확장하겠다고 발표했고, 탄소섬유복합제를 생산하는 곳으로 소개됐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새 건물 두 채가 들어섰다고 북한이 미사일 생산을 확장했다고 주장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각)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산하 비확산연구센터가 최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무렵 북한 함흥에 있는 고체연료 탄도미사일공장의 외부 공사가 완성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4월까지만 해도 새 건물이 보이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공사가 5~6월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실러 박사는 이에 “미사일 제조 공장은 분명 아니다. 프로펠런트 탱크(propellant tank) 즉 추진체 통을 만드는 시설일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에서 제기하듯 새 건물이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을 제조하는 곳은 아니라고 밝혔다. 고체연료 추진체의 경우 폭발을 대비해 전문 주변에 벽을 세워야 하는데 위성사진 상으로는 그 벽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사일 제조를 위한 일련의 과정을 다루는 공장이라기 보다는 작은 모형을 만드는 곳 같다”며 “위성사진으로 분석해 보면 400㎡ 정도인데 수천명의 인원을 수용하는 미사일 제조과정을 이곳에서 다하려면 적어도 10배는 더 커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 국방정보국(DIA)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핵무기와 주요 핵시설을 은폐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한 <워싱턴포스트> 등의 보도에도 경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지난 5월 발표된 과학국제안보연구소 보고서 내용이 언론에 인용되고 북한이 대화와 동시에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증강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은 북한에 대한 미국 정부의 경고일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은 전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지난 5월 ‘북한의 또 다른 원심분리시설(Centrifuge Plant)에 대한 질문과 의심되는 강성 시설’이라는 보고서에서 북한이 영변 외 ‘강성’이라는 이름을 가진 ‘기체 원심분리 시설’을 가동하고 있을 데 대한 의혹을 인지했지만, 위치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실제 원심분리시설이라면 작동 여부에 대한 정보도 일체 없다고 쓴 바 있다. 몇해 전 이 시설 인근에서 일했다는 탈북자의 전언에서 처음 알려진 이 시설과 관련해 올브라이트 박사는 미 행정부에서 북한이 6000~1만2000개의 P2타입 원심분리기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에 소개했다. 올브라이트 박사는 정부 쪽 추정치를 인정하면서도, 초기 시설의 불안정성을 감안해 생산된 원심분리기는 수천개 안쪽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이 시설을 북한의 무기급 우라늄과 핵무기 생산을 추정하는 게 있어서 미확인 원심분리시설로 분류하지만, 이곳이 비밀 원심분리시설일 수 있다는 믿음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브라이트 박사는 이 보고서에서 북한이 영변시설 외에 2000년대 초반에 다른 원심분리시설을 만들지 않고는 북한이 알려진 만큼의 원심분리기를 생산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 후보지로 강성시설을 지목한 것이었다.

한편 그는 최근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북한의 영변 핵시설에서 5㎿ 원자로의 2차 냉각 시스템에 대한 개선 작업이 외견상으로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에 대해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올브라이트 박사는 “최근 영변 5㎿ 원자로 부근에 강으로 물을 빼내거나 강물을 끌어들이기 위한 펌프시설을 만든 것으로 그다지 중요한 변화는 아니다”라며 “핵 시설을 확장한 것과는 다른 의미”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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