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농구경기 환영만찬에서 남북 농구 선수들이 건배를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15년 만의 ‘통일농구’를 선보일 방북단 101명의 첫 공식 일정은 3일 저녁 평양 시내 옥류관에서 시작됐다.
“뜻깊은 시기에 북남 통일농구경기에 참가한 선수단분들과 자리를 같이 하였습니다. 나는 먼저 북녘의 인민들에게 보내는 남녘 동포들의 뜨거운 인사를 안고 평양을 방문한 남측의 사절들을 열렬히 축하합니다”
김일국 북한 체육상이 방북단을 위해 마련된 환영 만찬의 포문을 열자 박수가 쏟아졌다. “체육인들과 평양시민들의 동포애적 인사”를 전한 뒤에도 장내는 박수로 가득찼다. 김 체육상이 남북 “수뇌분들의 건강”과 “북남통일농구경기에 참가한 선수·감독을 비롯한 여러분들의 건강” 그리고 “북남통일농구경기의 성과적 보장을 위하여” 건배를 제의하자 참석자들은 모두 일어나 첫 잔을 나눴다.
남북통일농구경기 남측 방북단 단장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3일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답사를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15년 만입니다”
조명균 장관이 답사에 나섰다. 조 장관은 남북의 감독 등 “지난 2003년 대회에서 함께 뛰었던 분들”과 “처음으로 한 팀을 이루게 되는 남북의 선수” 모두 “가슴 뭉클한 설렘을 갖고 계실 것”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조 장관은 또 4·27 남북 정상회담 뒤 첫 남북 체육교류인 이번 행사가 “남북의 농구 국가대표팀이 북측을 방문해서 경기를 갖는 것도 처음 있는 일로 안다”며 “남북 체육 교류의 역사에 큰 획을 긋는 3박4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번 행사에 대해 김 체육상은 “온겨레의 가슴 속에 부풀어 오르는 통일 열망을 더욱 북돋워 주고 북남 사이의 체육 교류와 협력, 북남관계 개선에 커다란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의미 부여를 한 터였다. 조 장관은 “1999년 통일농구대회를 비롯해 남북 체육교류는 남북관계의 중요한 시기마다 민족의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를 가장 앞에서 이끌어 왔다”며 “정례적인 체육대회” 언급으로 분위기를 돋웠다.
이날 만찬에는 북쪽에서 김 체육상을 비롯해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원길우 체육성 부상과 북쪽 선수들이 참석했다. 남쪽에서는 조 장관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 정부대표단과 선수단이 함께 했다.
만찬 메뉴는 한정식이었으며 평양냉면은 제일 마지막에 나왔다.
) 3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농구경기 환영만찬에 준비된 평양냉면. 평양/사진공취재단
3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농구경기 환영만찬에서 허재 감독과 북측 관계자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만찬 도중 한 북쪽 관계자는 “지난번 예술단 공연 때는 도착하자마자 환영연회 이런 거 없었다”며 “이번엔 오자마자 도착 첫날 환영연회 열고 그만큼 저희가 아래에서 느끼기에도 분위기가 그만큼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도자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겠나”며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기 관람 여부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종수 부위원장은 “모르지…”라고만 답해 여운을 남겼다. 지난 4월 남쪽 예술단의 방북 공연 때는 김 위원장이 공연장을 깜짝 방문한 바 있다. 특히 이번 남북통일농구경기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4·27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축구보다 농구를 먼저 하자’고 제안해 이뤄진 만큼 4일 또는 5일 김 위원장이 경기장에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화보]
평양/공동취재단,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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